

코스트코의 청소용품 코너를 지나다 유독 한 자리에서 걸음을 멈추는 분이 많습니다. 여덟 개씩 묶인 팩 안에서 노란 스펀지들이 일제히 같은 표정으로 웃고 있어서입니다. 눈 두 개, 활짝 벌린 입 하나. 설거지 도구라기보다 장난감에 가까운 얼굴입니다. 값으로 치면 개당 몇 천 원짜리 소모품인데, 이 물건은 들어왔다 하면 팔려나가고 빠졌다가 다시 채워지며, 그때마다 누군가는 휴대폰을 꺼내 진열대를 찍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수세미는 우리가 가장 무심하게 사는 물건입니다. 어느 브랜드든 거기서 거기라 믿고 가격표만 흘긋 본 뒤 카트에 던져 넣는 품목이지요. 그런데 이 노란 얼굴 앞에서는 그 무심함이 깨집니다. 사람들은 일부러 찾아오고, 여러 개를 쟁여 두고, 다 쓴 뒤엔 후기를 남깁니다.
잘 닦이는 스펀지여서가 아닙니다. 잘 닦이는 스펀지는 이미 세상에 충분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다른 걸까요. 스크럽대디라는 작은 스펀지가 기능으로는 도무지 차별화가 불가능해 보이는 시장에서 어떻게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는지 따라가 보겠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시장
청소용품, 그중에서도 수세미는 마케팅에서 흔히 '범용재(commodity)'라 부르는 영역의 전형입니다. 소비자가 브랜드를 구분하지 못하고, 제품 간 차이를 체감하지 못하며, 결국 가장 싼 것을 집어 드는 시장입니다.
이런 곳에서 기업이 택하는 길은 보통 둘입니다. 원가를 깎아 가격으로 밀거나, 묶음을 키워 양으로 승부하거나. 어느 쪽이든 이익은 얇아지고 충성도는 생기지 않으며, 더 싼 경쟁자가 나타나면 자리를 내줘야 합니다.
한국 시장도 예외가 아닙니다. 마트와 온라인몰의 주방·청소용품 매대는 수십 개 브랜드가 비슷한 성능과 비슷한 가격으로 빼곡히 들어찬, 전형적인 저관여·저충성 시장입니다. 소비자 대부분은 지난번에 어떤 회사 제품을 썼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한 채 다음에도 '눈에 먼저 띄는 것'을 집습니다. 바로 이런 무관심의 바다에서, 어떤 물건은 이름이 불리고 어떤 물건은 끝내 익명으로 남습니다.
스크럽대디는 이 게임을 처음부터 거부했습니다. '더 싼 수세미'가 되는 대신, 일반 스펀지보다 여러 배 비싼 값을 매기고 그 가격을 정당화할 이유를 만들었습니다. 하나는 손에 잡히는 기능의 차이, 다른 하나는 눈에 보이는 캐릭터의 차이입니다. 둘이 따로 놀았다면 '비싸고 귀여운 수세미'로 끝났겠지만, 두 이유가 맞물리는 순간 범용재는 더 이상 범용재가 아니게 됩니다. 소비자가 '아무거나'가 아니라 '그것'을 지목하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이미지출처: Stine
차가운 물에서 단단해지는 스펀지
캐릭터 이야기에 앞서 기능을 먼저 봐야 합니다. 캐릭터만으로 팔리는 물건은 없기 때문입니다. 표정만 그려 넣은 평범한 스펀지였다면 한철 유행으로 끝났을 것이고, 코스트코가 같은 물건을 해마다 다시 들여놓지도 않았을 겁니다.
핵심은 '플렉스텍스처(FlexTexture)'라 이름 붙인 소재입니다. 이 폼은 물 온도에 따라 단단함이 달라집니다. 따뜻한 물에 적시면 부드러워져 그릇이나 유리처럼 상처 나기 쉬운 표면을 섬세하게 닦고, 차가운 물에 두면 단단해져 눌어붙은 기름때를 강하게 긁어냅니다. 손가락을 끼우라고 뚫은 두 구멍과 그 위에 자연스럽게 생긴 웃는 입 모양은 그립을 위한 설계가 그대로 브랜드의 얼굴이 되었습니다.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이 기능이 '시연 가능한' 기능이라는 데 있습니다. 뜨거운 물과 찬물에 번갈아 담그면 누구나 그 자리에서 차이를 손끝으로 확인합니다. 게다가 잘 찢어지지 않고 식기세척기에 소독해 다시 쓸 수 있으며, 냄새에도 강해 한 개를 몇 주씩 쓸 수 있다는 점이 반복 사용을 떠받쳤습니다. 흔한 스펀지가 며칠 만에 눅눅한 냄새로 버려지는 것과 대비되는 지점입니다. 캐릭터가 시선을 붙잡았다면, 이 견고함은 그 시선을 습관으로 바꾼 증거였습니다. 표정은 입구였고, 성능은 출구였던 셈입니다.
이미지출처: YourStory.com
3M이 사가지 않은 단 하나
브랜드에는 사람의 얼굴이 필요하고, 스크럽대디에는 마침 좋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창업자 에런 크라우스는 원래 자동차 광택용 버핑·폴리싱 패드를 만들던 사람이었습니다.
2008년 그는 이 사업을 거대 제조사 3M에 넘겼는데, 3M은 그가 따로 개발해 둔 한 제품, 곧 훗날 스크럽대디가 되는 스펀지의 원형만은 인수 목록에서 빼 버렸습니다. 사겠다는 쪽이 관심을 보이지 않아 손에 남은 물건이, 결국 회사의 전부가 된 것입니다.
이 일화가 중요한 건 단순한 미담이어서가 아닙니다. '버려질 뻔한 것의 반전'이라는 가장 강력한 이야기 구조를 그대로 갖췄기 때문입니다. 거대 기업이 가치를 몰라본 작은 발명품, 그것을 끝까지 쥔 발명가, 그 물건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청소도구가 되는 결말.
사람들이 기억하고 옮기고 싶어 하는 것은 스펙 표가 아니라 이런 서사입니다. 특허와 상표를 오십 개 넘게 보유한 이 발명가는 처음부터 '제품'이 아니라 '주인공'을 쥐고 출발한 셈입니다.
이미지출처: CNBC
7분 만에 4만 개
이야기를 폭발시킨 무대는 미국 ABC의 창업 오디션 '샤크탱크'였습니다. 2012년 방송에서 투자자 로리 그라이너가 지분 20퍼센트에 20만 달러를 투자했고, 방송 바로 다음 날 홈쇼핑 QVC에서 스크럽대디는 약 7분 만에 4만 2천 개가 팔려 나갔습니다. '샤크탱크 효과'의 교과서적 장면입니다.
그러나 진짜 배울 점은 이 폭발이 아닙니다. 방송 한 번으로 잠깐 주목받는 제품은 매년 쏟아지고, 대부분 반짝 팔리고 잊힙니다. 스크럽대디가 달랐던 건 이 급등을 '반복 구매'로 바꾸는 장치, 곧 일관된 캐릭터를 가졌다는 데 있습니다. 회사는 같은 웃는 얼굴을 모든 제품의 정체성으로 고정한 뒤 식구를 늘리듯 제품군을 넓혔습니다.

양면형 '스크럽마미'부터 강력 세척용, 욕실용, 먼지 흡착용까지, 지금은 백육십 종이 넘는 제품이 수십 개 나라에서 팔립니다. 한 번 '그 표정'을 좋아하게 되면 다음 청소 고민마다 같은 얼굴의 다른 제품을 찾게 됩니다. 그렇게 단발 히트가 시리즈로, 시리즈가 고객 생애가치로 바뀌었습니다.
2023년 10월 누적 소매 판매액이 9억 2,600만 달러를 넘겨 역대 샤크탱크 제품 가운데 판매 3위에 올랐고, 2026년 기준으로는 14억 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2021년부터 2024년 사이 매출은 400퍼센트 넘게 뛰었고, 방송 이후 팔려 나간 제품은 2억 5천만 개를 넘었습니다. 기업가치는 5억 달러 안팎으로 추산됩니다. 수세미 한 종에서 시작한 회사의 숫자라기엔, 분명 평범하지 않습니다.

이름에도 표정이 있습니다
캐릭터를 다루는 솜씨는 작명에서 한 번 더 드러납니다. 회사는 제품을 늘리면서 '두 번째 모델'이나 '강력형' 대신, 양면 스펀지에 '스크럽마미'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아빠가 있으니 엄마가 있고, 그렇게 물건이 식구가 되는 순간 소비자는 제품을 '구매'하는 게 아니라 캐릭터를 '들이는' 기분을 느낍니다. 먼지 흡착용으로, 욕실용으로 가지를 뻗을 때에도 같은 표정과 같은 가족 서사가 그대로 따라붙습니다.
2026년 초 굿하우스키핑 연구소가 두 제품을 나란히 시험한 결과, 일상적인 설거지에는 양면형 스크럽마미가 더 다재다능하고, 눌어붙은 때를 벗기는 강한 세척에는 원조 스크럽대디가 낫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같은 얼굴을 공유하되 역할이 갈리는 가족 구성이, 소비자가 상황에 따라 여러 식구를 차례로 집에 들이게 만드는 장치인 셈입니다.
기능으로 제품을 나누면 머릿속에 스펙 표가 그려지고, 그 위에서는 늘 더 싸거나 더 센 경쟁자가 이깁니다. 반면 캐릭터로 나누면 관계도가 그려지고, 그 위에서 작동하는 것은 가격이 아니라 애착입니다. 애착은 비교 검색을 멈추게 만듭니다. 이름에 표정을 입힌 대가로 회사가 얻은 자산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미지출처: 스크럽대디 틱톡
광고처럼 보이지 않는 광고
캐릭터가 진가를 발휘한 무대는 소셜미디어, 그중에서도 틱톡입니다. 청소용품 회사가 틱톡에서 4백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린다는 사실 자체가 사건에 가깝습니다.
스크럽대디의 영상 전략은 통념을 뒤집습니다. 제품을 설득하려 들지 않고 먼저 '볼 만한 콘텐츠'를 만듭니다. Z세대 유머를 그대로 구사하고, 자기네 영상이 광고라는 사실마저 농담거리로 삼습니다. 속이려 들지 않으니 거부감이 줄고, 재미가 먼저 닿으니 사람들이 알아서 공유합니다.
마케팅에서 가장 비싼 비용인 '도달'을 시청자가 대신 부담해 주는 구조입니다. 업계에서는 브랜딩과 성과 마케팅이 한 몸이 된 이 방식을 '브랜드포먼스(brandformance)'라 부르며 스크럽대디를 대표 사례로 꼽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근본 이유는 이 회사가 '제품'이 아니라 '캐릭터'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흡수율과 마모도는 농담을 못 하지만, 얼굴이 있는 캐릭터는 슬퍼하고 춤추고 다른 브랜드와 티격태격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뜻이고, 그래서 큰 광고비를 들이지 않고도 끊임없이 화면에 등장합니다.
이미지출처: Teemill
스펀지가 티셔츠가 되는 순간
2026년 3월, 스크럽대디는 자신들의 전략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스스로 증명했습니다. 영국의 지속가능 주문제작 플랫폼 티밀(Teemill)과 손잡고 첫 공식 굿즈 스토어를 연 것입니다. 이제 그곳에서 파는 것은 수세미가 아니라 그 웃는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와 소품입니다. Z세대 유행어를 딴 '클린 걸 에라' 문구, 모나리자 같은 명화 위에 노란 얼굴을 얹은 디자인. 청소용품 회사가 내놓았다고는 믿기 어려운 라인업입니다. 주문받은 만큼만 만들어 재고와 폐기를 없앴다는 친환경 명분까지 더했습니다.
이 소식이 중요한 이유는 캐릭터 전략의 종착점을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기능에서 출발한 물건이 캐릭터를 얻으면, 그 캐릭터는 원래의 제품 범주를 벗어나 홀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커다란 애니메이션 회사의 캐릭터가 영화 밖에서 인형과 옷과 놀이공원으로 살아가듯, 스크럽대디의 얼굴도 주방을 떠나 사람들의 몸에 걸치는 물건이 되었습니다.
이미지출처: The Reject Shop
앞서 이 브랜드는 디즈니·픽사의 토이스토리와 손잡아 우디와 버즈 모양의 한정판 스펀지를 수집용 상자에 담아 내놓았고, 미키마우스와 스티치 같은 다른 디즈니 캐릭터로도 라인을 넓혀 왔습니다. 소모품이 '모으고 싶은 물건'이 되는 순간, 그것은 이미 수세미의 운명을 벗어난 셈입니다. 얼굴 하나가 물건을 캐릭터로 바꾸고, 그 캐릭터가 다시 새로운 브랜드를 낳는 연쇄. 그것이 스크럽대디가 지금까지 도달한 가장 먼 지점입니다.
회사가 이 굿즈 사업을 충성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라이선싱으로 확장하는 다음 단계라고 설명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수세미를 팔던 회사가 이제는 팬덤을 파는 회사로 옮겨 가는 중입니다.
이미지출처: scrubdaddy.com
당신의 장바구니에서 벌어지는 일
여기까지는 미국 수세미 한 종의 성공담처럼 들릴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정말 흥미로워지는 지점은, 똑같은 일이 지금 우리 장바구니 안에서도 벌어지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다이소에 가 보면 한때 가장 무미건조했던 청소솔과 수납함과 주방용품에 캐릭터가 입혀져 있습니다. 평범한 생활용품에 표정과 협업을 얹는 순간, 같은 기능의 무지(無地) 제품보다 먼저 팔려 나갑니다. 수십 년간 밀가루 포대 위에만 있던 한 식품 회사의 곰 캐릭터가 어느 날 맥주 캔과 패딩 위로 옮겨 가 화제가 된 일도 같은 이치입니다. 기능은 그대로였지만 오래된 로고에 '재미'를 입히자 똑같은 물건이 새것처럼 발견됐지요. 편의점 자체 브랜드 상품이 점점 또렷한 캐릭터를 입는 것도, 무신사나 올리브영에서 후기와 별점이 사실상 '신뢰의 얼굴'을 대신하는 것도 한 흐름 위에 있습니다. 기능이 비슷해질수록 사람들은 무엇을 살지가 아니라 '어떤 이야기를 곁에 둘지'를 고르기 시작합니다.
이미지출처: NBC News
웃는 얼굴이 가릴 수 없는 것
다만 이 성공을 무비판적으로 따라 하기 전에 냉정하게 짚을 것이 있습니다. 캐릭터는 좋은 제품을 더 멀리 보내 주는 증폭기일 뿐, 나쁜 제품을 구원하는 마법이 아닙니다. 스크럽대디의 표정이 통했던 것은 그 뒤에 손끝으로 확인되는 성능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일부 사용자는 온도에 따른 강도 변화가 오래가지 않는다거나 가격 대비 수명이 짧다는 불만을 남기기도 합니다. 만약 제품이 기대를 배신했다면, 그 귀여운 얼굴은 오히려 실망을 더 또렷이 기억하게 만드는 표식이 되었을 겁니다.
또 다른 함정은 새로움이 빠르게 닳는다는 점입니다. 표정과 유머로 끌어들인 관심은 더 자극적인 다음 유행 앞에서 쉽게 식습니다. 한철 화제로 끝난 수많은 바이럴 굿즈와 스크럽대디를 가른 차이는, 화제가 가라앉은 뒤에도 다시 손이 가게 만든 실용성, 그리고 캐릭터를 일관되게 관리하며 제품군으로 확장한 끈기에 있었습니다. 유행은 누구나 한 번은 탈 수 있지만, 브랜드는 그 유행이 끝난 자리에서 비로소 증명됩니다.
Editor's Note
스크럽대디의 이야기는 표면적으로는 '귀여운 수세미의 대박'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범용재 시장의 오래된 패배 공식을 깨뜨린 한 수가 숨어 있습니다. 가격으로 싸우는 대신 캐릭터로 차별화하고, 그 캐릭터를 시연 가능한 실제 기능과 묶고, 다시 그것을 콘텐츠와 유통의 사회적 증거로 증폭시킨 일련의 흐름입니다.
2026년의 공식 굿즈 스토어는 그 전략이 마침내 수세미라는 범주마저 벗어나는 장면을 보여 줍니다. 에디터로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제품이 아니라 주인공을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흡수율은 농담을 못 하지만 얼굴이 있는 캐릭터는 화면에 머물 수 있고, 바로 그 차이가 광고비 없이도 끊임없이 노출되는 브랜드를 만들었습니다.
동시에 객관적으로 경계할 지점도 분명합니다. 이 전략은 견고한 기본기 위에서만 작동하며, 캐릭터의 신선함은 빠르게 소모됩니다. 한국의 제조·유통업에 주는 시사점은 분명합니다. 가장 지루하다고 여겨지던 카테고리일수록 캐릭터와 서사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크다는 것, 그러나 그 틈을 오래 차지하려면 결국 옮기고 싶은 이야기와 다시 사고 싶은 품질이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것. 다음번 장바구니 앞에서 한 번쯤 떠올려 볼 만한 질문입니다.
출처
- 스크럽대디 공식 소개 페이지(About Scrub Daddy) — 창업 서사·FlexTexture 원리·스마일 디자인·QVC 판매 경위 — https://scrubdaddy.com/about/
- Neumann University, "Scrub Daddy CEO to come clean at Neumann" (2024.10) — 2008년 3M 매각 시 폼 제외·누적 판매량·특허와 상표·제품 수·Inc. 선정 — https://learn.neumann.edu/news/scrub-daddy-ceo-to-come-clean-at-neumann
- The CEO Magazine, "Scrub Daddy: The story behind Shark Tank US's biggest success" (2020.4) — 샤크탱크 출연·로리 그라이너 투자 — https://www.theceomagazine.com/business/innovation-technology/scrub-daddy-the-story-behind-shark-tank-uss-biggest-success/
- Good Housekeeping Institute Cleaning Lab 시험 (2026.2, National Today 보도) — 스크럽대디 vs 스크럽마미 성능 비교 — https://nationaltoday.com/us/ny/new-york/news/2026/02/13/scrub-daddy-vs-scrub-mommy-which-sponge-reigns-supreme/
- Total Licensing, "Scrub Daddy partners with Teemill" (2026.3) — 첫 공식 굿즈 스토어·라이선싱 확장 — https://www.totallicensing.com/scrub-daddy-partners-with-teemill/
- Taktical, "Scrub Daddy's Performance Marketing Success on TikTok" (2025.4) — 틱톡 팔로워·브랜드포먼스 — https://taktical.co/blog/scrub-daddy-performance-marketing-tiktok-playbook/
- Legit.ng, "Scrub Daddy Shark Tank update" (2026.1) — 누적 소매 판매액·기업가치 추정치 — https://www.legit.ng/entertainment/tv-shows/1693062-scrub-daddy-shark-tank-update-novelty-sponge-household-empire/
- Apartment Therapy, "Costco Now Has a Scrub Daddy 8-Pack So You Can Stock Up" (2023.6) — 미국 코스트코 멀티팩 — https://www.apartmenttherapy.com/costco-scrub-daddy-37267002
- 코스트코 코리아, 스크럽 대디 카테고리 / 수세미 8ct 상품 페이지 — https://www.costco.co.kr/Scrub-Daddy/c/Scrub-Dad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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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의 청소용품 코너를 지나다 유독 한 자리에서 걸음을 멈추는 분이 많습니다. 여덟 개씩 묶인 팩 안에서 노란 스펀지들이 일제히 같은 표정으로 웃고 있어서입니다. 눈 두 개, 활짝 벌린 입 하나. 설거지 도구라기보다 장난감에 가까운 얼굴입니다. 값으로 치면 개당 몇 천 원짜리 소모품인데, 이 물건은 들어왔다 하면 팔려나가고 빠졌다가 다시 채워지며, 그때마다 누군가는 휴대폰을 꺼내 진열대를 찍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수세미는 우리가 가장 무심하게 사는 물건입니다. 어느 브랜드든 거기서 거기라 믿고 가격표만 흘긋 본 뒤 카트에 던져 넣는 품목이지요. 그런데 이 노란 얼굴 앞에서는 그 무심함이 깨집니다. 사람들은 일부러 찾아오고, 여러 개를 쟁여 두고, 다 쓴 뒤엔 후기를 남깁니다.
잘 닦이는 스펀지여서가 아닙니다. 잘 닦이는 스펀지는 이미 세상에 충분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다른 걸까요. 스크럽대디라는 작은 스펀지가 기능으로는 도무지 차별화가 불가능해 보이는 시장에서 어떻게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는지 따라가 보겠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시장
청소용품, 그중에서도 수세미는 마케팅에서 흔히 '범용재(commodity)'라 부르는 영역의 전형입니다. 소비자가 브랜드를 구분하지 못하고, 제품 간 차이를 체감하지 못하며, 결국 가장 싼 것을 집어 드는 시장입니다.
이런 곳에서 기업이 택하는 길은 보통 둘입니다. 원가를 깎아 가격으로 밀거나, 묶음을 키워 양으로 승부하거나. 어느 쪽이든 이익은 얇아지고 충성도는 생기지 않으며, 더 싼 경쟁자가 나타나면 자리를 내줘야 합니다.
한국 시장도 예외가 아닙니다. 마트와 온라인몰의 주방·청소용품 매대는 수십 개 브랜드가 비슷한 성능과 비슷한 가격으로 빼곡히 들어찬, 전형적인 저관여·저충성 시장입니다. 소비자 대부분은 지난번에 어떤 회사 제품을 썼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한 채 다음에도 '눈에 먼저 띄는 것'을 집습니다. 바로 이런 무관심의 바다에서, 어떤 물건은 이름이 불리고 어떤 물건은 끝내 익명으로 남습니다.
스크럽대디는 이 게임을 처음부터 거부했습니다. '더 싼 수세미'가 되는 대신, 일반 스펀지보다 여러 배 비싼 값을 매기고 그 가격을 정당화할 이유를 만들었습니다. 하나는 손에 잡히는 기능의 차이, 다른 하나는 눈에 보이는 캐릭터의 차이입니다. 둘이 따로 놀았다면 '비싸고 귀여운 수세미'로 끝났겠지만, 두 이유가 맞물리는 순간 범용재는 더 이상 범용재가 아니게 됩니다. 소비자가 '아무거나'가 아니라 '그것'을 지목하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차가운 물에서 단단해지는 스펀지
캐릭터 이야기에 앞서 기능을 먼저 봐야 합니다. 캐릭터만으로 팔리는 물건은 없기 때문입니다. 표정만 그려 넣은 평범한 스펀지였다면 한철 유행으로 끝났을 것이고, 코스트코가 같은 물건을 해마다 다시 들여놓지도 않았을 겁니다.
핵심은 '플렉스텍스처(FlexTexture)'라 이름 붙인 소재입니다. 이 폼은 물 온도에 따라 단단함이 달라집니다. 따뜻한 물에 적시면 부드러워져 그릇이나 유리처럼 상처 나기 쉬운 표면을 섬세하게 닦고, 차가운 물에 두면 단단해져 눌어붙은 기름때를 강하게 긁어냅니다. 손가락을 끼우라고 뚫은 두 구멍과 그 위에 자연스럽게 생긴 웃는 입 모양은 그립을 위한 설계가 그대로 브랜드의 얼굴이 되었습니다.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이 기능이 '시연 가능한' 기능이라는 데 있습니다. 뜨거운 물과 찬물에 번갈아 담그면 누구나 그 자리에서 차이를 손끝으로 확인합니다. 게다가 잘 찢어지지 않고 식기세척기에 소독해 다시 쓸 수 있으며, 냄새에도 강해 한 개를 몇 주씩 쓸 수 있다는 점이 반복 사용을 떠받쳤습니다. 흔한 스펀지가 며칠 만에 눅눅한 냄새로 버려지는 것과 대비되는 지점입니다. 캐릭터가 시선을 붙잡았다면, 이 견고함은 그 시선을 습관으로 바꾼 증거였습니다. 표정은 입구였고, 성능은 출구였던 셈입니다.
3M이 사가지 않은 단 하나
브랜드에는 사람의 얼굴이 필요하고, 스크럽대디에는 마침 좋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창업자 에런 크라우스는 원래 자동차 광택용 버핑·폴리싱 패드를 만들던 사람이었습니다.
2008년 그는 이 사업을 거대 제조사 3M에 넘겼는데, 3M은 그가 따로 개발해 둔 한 제품, 곧 훗날 스크럽대디가 되는 스펀지의 원형만은 인수 목록에서 빼 버렸습니다. 사겠다는 쪽이 관심을 보이지 않아 손에 남은 물건이, 결국 회사의 전부가 된 것입니다.
이 일화가 중요한 건 단순한 미담이어서가 아닙니다. '버려질 뻔한 것의 반전'이라는 가장 강력한 이야기 구조를 그대로 갖췄기 때문입니다. 거대 기업이 가치를 몰라본 작은 발명품, 그것을 끝까지 쥔 발명가, 그 물건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청소도구가 되는 결말.
사람들이 기억하고 옮기고 싶어 하는 것은 스펙 표가 아니라 이런 서사입니다. 특허와 상표를 오십 개 넘게 보유한 이 발명가는 처음부터 '제품'이 아니라 '주인공'을 쥐고 출발한 셈입니다.
7분 만에 4만 개
이야기를 폭발시킨 무대는 미국 ABC의 창업 오디션 '샤크탱크'였습니다. 2012년 방송에서 투자자 로리 그라이너가 지분 20퍼센트에 20만 달러를 투자했고, 방송 바로 다음 날 홈쇼핑 QVC에서 스크럽대디는 약 7분 만에 4만 2천 개가 팔려 나갔습니다. '샤크탱크 효과'의 교과서적 장면입니다.
그러나 진짜 배울 점은 이 폭발이 아닙니다. 방송 한 번으로 잠깐 주목받는 제품은 매년 쏟아지고, 대부분 반짝 팔리고 잊힙니다. 스크럽대디가 달랐던 건 이 급등을 '반복 구매'로 바꾸는 장치, 곧 일관된 캐릭터를 가졌다는 데 있습니다. 회사는 같은 웃는 얼굴을 모든 제품의 정체성으로 고정한 뒤 식구를 늘리듯 제품군을 넓혔습니다.
양면형 '스크럽마미'부터 강력 세척용, 욕실용, 먼지 흡착용까지, 지금은 백육십 종이 넘는 제품이 수십 개 나라에서 팔립니다. 한 번 '그 표정'을 좋아하게 되면 다음 청소 고민마다 같은 얼굴의 다른 제품을 찾게 됩니다. 그렇게 단발 히트가 시리즈로, 시리즈가 고객 생애가치로 바뀌었습니다.
2023년 10월 누적 소매 판매액이 9억 2,600만 달러를 넘겨 역대 샤크탱크 제품 가운데 판매 3위에 올랐고, 2026년 기준으로는 14억 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2021년부터 2024년 사이 매출은 400퍼센트 넘게 뛰었고, 방송 이후 팔려 나간 제품은 2억 5천만 개를 넘었습니다. 기업가치는 5억 달러 안팎으로 추산됩니다. 수세미 한 종에서 시작한 회사의 숫자라기엔, 분명 평범하지 않습니다.
이름에도 표정이 있습니다
캐릭터를 다루는 솜씨는 작명에서 한 번 더 드러납니다. 회사는 제품을 늘리면서 '두 번째 모델'이나 '강력형' 대신, 양면 스펀지에 '스크럽마미'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아빠가 있으니 엄마가 있고, 그렇게 물건이 식구가 되는 순간 소비자는 제품을 '구매'하는 게 아니라 캐릭터를 '들이는' 기분을 느낍니다. 먼지 흡착용으로, 욕실용으로 가지를 뻗을 때에도 같은 표정과 같은 가족 서사가 그대로 따라붙습니다.
2026년 초 굿하우스키핑 연구소가 두 제품을 나란히 시험한 결과, 일상적인 설거지에는 양면형 스크럽마미가 더 다재다능하고, 눌어붙은 때를 벗기는 강한 세척에는 원조 스크럽대디가 낫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같은 얼굴을 공유하되 역할이 갈리는 가족 구성이, 소비자가 상황에 따라 여러 식구를 차례로 집에 들이게 만드는 장치인 셈입니다.
기능으로 제품을 나누면 머릿속에 스펙 표가 그려지고, 그 위에서는 늘 더 싸거나 더 센 경쟁자가 이깁니다. 반면 캐릭터로 나누면 관계도가 그려지고, 그 위에서 작동하는 것은 가격이 아니라 애착입니다. 애착은 비교 검색을 멈추게 만듭니다. 이름에 표정을 입힌 대가로 회사가 얻은 자산이 바로 그것입니다.
광고처럼 보이지 않는 광고
캐릭터가 진가를 발휘한 무대는 소셜미디어, 그중에서도 틱톡입니다. 청소용품 회사가 틱톡에서 4백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린다는 사실 자체가 사건에 가깝습니다.
스크럽대디의 영상 전략은 통념을 뒤집습니다. 제품을 설득하려 들지 않고 먼저 '볼 만한 콘텐츠'를 만듭니다. Z세대 유머를 그대로 구사하고, 자기네 영상이 광고라는 사실마저 농담거리로 삼습니다. 속이려 들지 않으니 거부감이 줄고, 재미가 먼저 닿으니 사람들이 알아서 공유합니다.
마케팅에서 가장 비싼 비용인 '도달'을 시청자가 대신 부담해 주는 구조입니다. 업계에서는 브랜딩과 성과 마케팅이 한 몸이 된 이 방식을 '브랜드포먼스(brandformance)'라 부르며 스크럽대디를 대표 사례로 꼽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근본 이유는 이 회사가 '제품'이 아니라 '캐릭터'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흡수율과 마모도는 농담을 못 하지만, 얼굴이 있는 캐릭터는 슬퍼하고 춤추고 다른 브랜드와 티격태격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뜻이고, 그래서 큰 광고비를 들이지 않고도 끊임없이 화면에 등장합니다.
스펀지가 티셔츠가 되는 순간
2026년 3월, 스크럽대디는 자신들의 전략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스스로 증명했습니다. 영국의 지속가능 주문제작 플랫폼 티밀(Teemill)과 손잡고 첫 공식 굿즈 스토어를 연 것입니다. 이제 그곳에서 파는 것은 수세미가 아니라 그 웃는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와 소품입니다. Z세대 유행어를 딴 '클린 걸 에라' 문구, 모나리자 같은 명화 위에 노란 얼굴을 얹은 디자인. 청소용품 회사가 내놓았다고는 믿기 어려운 라인업입니다. 주문받은 만큼만 만들어 재고와 폐기를 없앴다는 친환경 명분까지 더했습니다.
이 소식이 중요한 이유는 캐릭터 전략의 종착점을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기능에서 출발한 물건이 캐릭터를 얻으면, 그 캐릭터는 원래의 제품 범주를 벗어나 홀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커다란 애니메이션 회사의 캐릭터가 영화 밖에서 인형과 옷과 놀이공원으로 살아가듯, 스크럽대디의 얼굴도 주방을 떠나 사람들의 몸에 걸치는 물건이 되었습니다.
앞서 이 브랜드는 디즈니·픽사의 토이스토리와 손잡아 우디와 버즈 모양의 한정판 스펀지를 수집용 상자에 담아 내놓았고, 미키마우스와 스티치 같은 다른 디즈니 캐릭터로도 라인을 넓혀 왔습니다. 소모품이 '모으고 싶은 물건'이 되는 순간, 그것은 이미 수세미의 운명을 벗어난 셈입니다. 얼굴 하나가 물건을 캐릭터로 바꾸고, 그 캐릭터가 다시 새로운 브랜드를 낳는 연쇄. 그것이 스크럽대디가 지금까지 도달한 가장 먼 지점입니다.
회사가 이 굿즈 사업을 충성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라이선싱으로 확장하는 다음 단계라고 설명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수세미를 팔던 회사가 이제는 팬덤을 파는 회사로 옮겨 가는 중입니다.
당신의 장바구니에서 벌어지는 일
여기까지는 미국 수세미 한 종의 성공담처럼 들릴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정말 흥미로워지는 지점은, 똑같은 일이 지금 우리 장바구니 안에서도 벌어지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다이소에 가 보면 한때 가장 무미건조했던 청소솔과 수납함과 주방용품에 캐릭터가 입혀져 있습니다. 평범한 생활용품에 표정과 협업을 얹는 순간, 같은 기능의 무지(無地) 제품보다 먼저 팔려 나갑니다. 수십 년간 밀가루 포대 위에만 있던 한 식품 회사의 곰 캐릭터가 어느 날 맥주 캔과 패딩 위로 옮겨 가 화제가 된 일도 같은 이치입니다. 기능은 그대로였지만 오래된 로고에 '재미'를 입히자 똑같은 물건이 새것처럼 발견됐지요. 편의점 자체 브랜드 상품이 점점 또렷한 캐릭터를 입는 것도, 무신사나 올리브영에서 후기와 별점이 사실상 '신뢰의 얼굴'을 대신하는 것도 한 흐름 위에 있습니다. 기능이 비슷해질수록 사람들은 무엇을 살지가 아니라 '어떤 이야기를 곁에 둘지'를 고르기 시작합니다.
웃는 얼굴이 가릴 수 없는 것
다만 이 성공을 무비판적으로 따라 하기 전에 냉정하게 짚을 것이 있습니다. 캐릭터는 좋은 제품을 더 멀리 보내 주는 증폭기일 뿐, 나쁜 제품을 구원하는 마법이 아닙니다. 스크럽대디의 표정이 통했던 것은 그 뒤에 손끝으로 확인되는 성능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일부 사용자는 온도에 따른 강도 변화가 오래가지 않는다거나 가격 대비 수명이 짧다는 불만을 남기기도 합니다. 만약 제품이 기대를 배신했다면, 그 귀여운 얼굴은 오히려 실망을 더 또렷이 기억하게 만드는 표식이 되었을 겁니다.
또 다른 함정은 새로움이 빠르게 닳는다는 점입니다. 표정과 유머로 끌어들인 관심은 더 자극적인 다음 유행 앞에서 쉽게 식습니다. 한철 화제로 끝난 수많은 바이럴 굿즈와 스크럽대디를 가른 차이는, 화제가 가라앉은 뒤에도 다시 손이 가게 만든 실용성, 그리고 캐릭터를 일관되게 관리하며 제품군으로 확장한 끈기에 있었습니다. 유행은 누구나 한 번은 탈 수 있지만, 브랜드는 그 유행이 끝난 자리에서 비로소 증명됩니다.
Editor's Note
스크럽대디의 이야기는 표면적으로는 '귀여운 수세미의 대박'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범용재 시장의 오래된 패배 공식을 깨뜨린 한 수가 숨어 있습니다. 가격으로 싸우는 대신 캐릭터로 차별화하고, 그 캐릭터를 시연 가능한 실제 기능과 묶고, 다시 그것을 콘텐츠와 유통의 사회적 증거로 증폭시킨 일련의 흐름입니다.
2026년의 공식 굿즈 스토어는 그 전략이 마침내 수세미라는 범주마저 벗어나는 장면을 보여 줍니다. 에디터로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제품이 아니라 주인공을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흡수율은 농담을 못 하지만 얼굴이 있는 캐릭터는 화면에 머물 수 있고, 바로 그 차이가 광고비 없이도 끊임없이 노출되는 브랜드를 만들었습니다.
동시에 객관적으로 경계할 지점도 분명합니다. 이 전략은 견고한 기본기 위에서만 작동하며, 캐릭터의 신선함은 빠르게 소모됩니다. 한국의 제조·유통업에 주는 시사점은 분명합니다. 가장 지루하다고 여겨지던 카테고리일수록 캐릭터와 서사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크다는 것, 그러나 그 틈을 오래 차지하려면 결국 옮기고 싶은 이야기와 다시 사고 싶은 품질이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것. 다음번 장바구니 앞에서 한 번쯤 떠올려 볼 만한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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