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출처: CGTN 새벽 4시, 마트 앞에 줄을 선 사람들
파리 북부의 한 리들 매장 앞에 200명 넘는 인파가 몰려든 건 지난 7월 2일 새벽이었습니다. 179유로, 우리 돈으로 31만 원 남짓한 보급형 에어컨을 사기 위해서였습니다. 매장에 풀린 물량은 단 두 대. 그마저도 새벽 4시부터 일곱 시간을 버틴 남성이 가장 먼저 손에 넣었습니다. 뒤늦게 도착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새치기를 둘러싼 몸싸움이 벌어졌고, 경찰이 출동하는 매장도 있었습니다. 파리 외곽 세브랑에서는 에어컨을 사려는 차량 행렬이 마을 중심가 교통을 마비시켰고, 한 주민은 주차할 곳이 없어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차를 버려두고 걸어와야 했다고 토로했습니다.
에어컨 한 대를 두고 이런 풍경이 펼쳐졌다는 사실이 낯설게 느껴진다면, 그건 이 나라가 프랑스이기 때문일 겁니다. 여름마다 열대야에 시달리는 우리에게 에어컨은 당연한 물건이지만, 프랑스에서는 사정이 전혀 달랐습니다. 그런데 그 오래된 저항선이 지금, 정확히는 지난 한 달 사이에 완전히 무너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균열 속에서 누군가는 이미 다음 시장의 지도를 그리고 있었습니다.
이미지출처: Vietnam.vn
에어컨을 부끄러워하던 나라
프랑스는 에어컨 보급률이 유럽에서도 손꼽히게 낮은 나라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 집계로 유럽 전체 가정의 냉방기기 보유율은 20% 안팎에 머물러 있고, 미국의 90%에 근접한 수치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습니다. 프랑스 국가환경청 아데메 조사에서도 에어컨을 갖춘 가정의 비율은 2023년 18%에서 2025년 24%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온화했던 기후, 냉방기를 들이기 까다로운 오래된 건물 구조, 그리고 도시 미관을 이유로 건물 외벽에 실외기 설치를 제한해온 규제가 겹친 결과입니다.
여기에 더해 정서적인 장벽도 있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가 성인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80%가 에어컨을 환경에 해로운 물건으로 인식한다고 답했을 정도입니다. 응답자 여섯 명 중 한 명은 지구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더위를 견디겠다고까지 답했습니다. 냉방을 켜는 행위 자체가 기후 위기에 일조한다는 부채감이, 실제 필요보다 더 크게 소비를 가로막고 있었던 셈입니다.
그래서 파리 시내를 걷다 보면 이웃 나라 스페인과 달리 건물 외벽에서 실외기를 찾아보기 어려운 풍경이 이어졌습니다. 한 연구는 프랑스 가정의 절반가량이 고온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폭염이 닥치면 집 안이 그대로 열기를 가두는 구조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미지출처: POLITICO
40도가 무너뜨린 신념
그 신념에 균열을 낸 건 결국 숫자였습니다. 지난 6월, 사하라 사막의 열기가 고기압에 갇혀 빠져나가지 못하는 이른바 오메가 열돔 현상이 유럽 대륙을 덮치면서 프랑스는 기상 관측 이래 최고 기온을 잇달아 경신했습니다. 낮과 밤 기온을 평균한 국가 지표 온도가 1947년 관측 이래 최고치를 찍었고, 남서부 보르도 일대는 43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프랑스 전역 96개 도 가운데 54개 도가 최고 단계 폭염 경보에 들어갔고, 국가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경보 권역 안에 놓이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피해는 곧바로 일상을 덮쳤습니다. 폭염 경보가 이어지는 동안 학교 수천 곳이 휴교하거나 등하교 시간을 조정했고, 냉방 설비를 갖추지 못한 병원과 법원 업무도 마비됐습니다. 프랑스 공중보건청은 가장 무더웠던 한 주였던 6월 22일부터 28일 사이 초과 사망자가 전주 대비 29% 늘어 최소 2,000명 이상 추가로 집계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사망자 대부분은 65세 이상 고령층이었습니다.
로랑 뉘네즈 프랑스 내무장관은 폭염이 절정이던 시기에만 구급대에 12만 건 넘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혀, 의료 체계가 감당해야 했던 압박의 크기를 짐작하게 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번 폭염이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2~4도가량 더 뜨거워진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열기는 프랑스 한 나라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이탈리아 보건부는 로마와 밀라노를 포함한 16개 도시에 최고 단계 폭염 경보를 내렸고, 남부 지역 한 법원은 냉방이 고장 나자 긴급 재판을 제외한 모든 재판을 중단했습니다. 폴란드는 1921년 세운 40.2도 기록이 깨질 수 있다며 서부 지역에 고온 경보를 발령했고, 크로아티아 아드리아해 연안과 헝가리도 잇달아 최고 수준 경보로 격상했습니다. 파리를 찾은 한 미국인 관광객은 거리도, 지하철도, 숙소마저 숨이 막힐 지경이라며 결국 에어컨이 나오는 호텔로 옮기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유럽 전역이 동시에 같은 문제와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이, 프랑스만의 개별 소비 트렌드로 보였던 이번 사태를 대륙 단위의 구조적 전환으로 읽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미지출처: The Indian Express
리들 마트가 증명한 숫자
신념이 흔들리는 순간, 소비는 곧바로 반응했습니다. 대형 유통업체 까르푸는 폭염이 절정에 달했던 날 오후 6시 30분까지 냉방기기 3만 대를 팔아치웠습니다. 알렉상드르 봉파르 까르푸 최고경영자는 이 수치를 두고 평소 대비 천 배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아마존 프랑스에서도 같은 기간 냉방기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고, 전자제품 유통 체인 프낙다르티 역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할인점 리들은 이후에도 20만 대 규모의 냉방기기 물량을 프랑스 전역 매장에 풀었지만, 폭염 재예보 소식만으로 다시 품귀 현상이 빚어졌습니다. 정상 가격 기준으로는 1,200유로를 웃도는 제품이 흔한 상황에서 179유로짜리 특가 물량이 풀렸다는 소식 자체가 SNS를 타고 순식간에 퍼진 결과이기도 했습니다. 평소라면 눈길도 주지 않았을 저가 모델에 새벽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은, 가격 저항선 역시 폭염 앞에서는 얼마든지 낮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함께 보여주었습니다.
이 숫자들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판매량이 늘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닙니다. 오랫동안 소비를 억눌러온 심리적 저항선이 얼마나 얇았는지를 그대로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80%가 넘는 사람들이 같은 물건을 환경에 해롭다고 여기던 시장이, 단 며칠간의 폭염만으로 품귀 현상을 빚는 시장으로 뒤바뀌었습니다. 신념에 기반한 소비 저항은 종종 견고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특정 임계점을 넘는 순간 급격히 붕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프랑스의 사례가 보여준 셈입니다.
브랜드 입장에서 보면, 이런 시장이야말로 가장 위험하면서 동시에 가장 매력적인 기회이기도 합니다. 시장 조사기관들이 유럽 이동식 에어컨 시장 규모를 2025년 약 7억 3천만 달러에서 2034년 약 11억 4천만 달러로, 연평균 5% 넘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는 것도 이런 맥락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 급팽창한 수요를 두고 각축을 벌이는 얼굴들도 다양합니다. 이탈리아의 델롱기, 미국의 월풀과 하니웰, 스웨덴의 일렉트로룩스, 일본의 다이킨과 파나소닉까지 유럽 냉방기기 시장에 이름을 올린 제조사는 한둘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정작 이번 폭염 국면의 최대 수혜자로 지목되는 건 삼성전자, 미디어, 미쓰비시전기 같은 한중일 3국 기업입니다.
전 세계 에어컨 수출 물량의 약 40%를 차지하는 중국 제조사들이 폭증하는 유럽발 주문에 맞춰 생산과 선적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는 점, 그리고 한국과 일본 브랜드가 이미 프리미엄 가전 이미지를 쌓아둔 상태였다는 점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유럽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에어컨을 갖춘 이웃을 부러워하는 인터넷 밈까지 등장했을 정도로, 냉방기기는 순식간에 이번 여름의 지위재로 떠올랐습니다.
이미지출처: 미디어
미디어가 이긴 것은 폭염이 아니라 규제였다
이 틈을 가장 정교하게 파고든 건 중국 가전업체 미디어였습니다. 미디어의 창문형 이동식 에어컨 포타스플릿은 이번 폭염 국면에서 유럽 전역의 판매 채널에서 동나며, 중고 제품 가격이 신제품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역전 현상까지 낳았습니다. 독일 이커머스 채널 판매량은 5월 한 달 만에 전년 대비 약 37% 늘었고, 스페인과 프랑스로의 출하량은 무려 108% 증가했습니다.
포타스플릿이 특별한 이유는 성능이 아니라 설계 철학에 있습니다. 이 제품은 실외기를 벽에 구멍을 뚫지 않고 창틀에 거는 방식을 택해, 건물 외벽 변경을 제한하는 프랑스식 규제를 정면으로 피해 갑니다. 냉매 충전량은 프랑스의 법적 상한선 바로 아래로 맞췄고, 소음 모드는 독일의 소음 기준치에 맞춰 조율했습니다. 나라마다 다른 규제의 결을 하나하나 제품 사양에 새겨 넣은 결과물인 셈입니다. 업계에서 이 제품을 두고 최초의 셀프 설치형 히트펌프라는 별명을 붙인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유럽은 오래되고 미관 규제가 촘촘한 건물이 많아 일반적인 분리형 에어컨을 설치하기 까다로운 시장입니다. 설치 비용만 1천 유로를 넘는 경우가 흔해, 정작 냉방이 절실한 저소득 가구일수록 진입 장벽이 더 높았습니다. 미디어는 그 까다로움 자체를 제품의 존재 이유로 삼았습니다. 규제를 우회할 방법을 찾는 대신, 규제의 조건 안에서 완결되는 제품을 만든 겁니다. 시장 진입 장벽을 마케팅 카피가 아니라 제품 사양표로 풀어낸 사례라 할 만합니다. 여기에 유럽연합이 2024년부터 시행한 에코디자인 규정으로 인버터 압축기를 갖춘 고효율 제품에 대한 수요까지 겹치면서, 가격과 효율 두 축 모두에서 아시아 제조사들에게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미지출처: 삼성
삼성과 LG가 노리는 건 이번 여름이 아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셈법은 조금 더 깁니다. 삼성전자는 로이터에 보낸 입장에서 6월 이후 기온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냉방 성수기 동안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고, 실제로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 등 핵심 시장에서 올 상반기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LG전자 역시 한국 내 생산 라인을 4월부터 풀가동하며 한국과 글로벌 시장의 여름 성수기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일본 미쓰비시전기도 프랑스, 스페인, 영국, 독일 등 폭염 피해가 컸던 시장에서 에어컨 판매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두 회사가 진짜 겨냥하는 건 단발성 특수가 아니라 유럽연합의 탄소중립 전환이라는 구조적 흐름입니다. 냉방과 난방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해결하는 히트펌프 시장은 유럽 16개국 기준 지난해에만 약 262만 대가 팔리며 전년 대비 10.3% 성장했습니다.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이 설비를 수천만 대 추가로 보급하겠다는 목표까지 세워둔 상태입니다.
삼성전자는 유럽 냉난방 전문기업 플락트그룹을, LG전자는 노르웨이 온수기 업체 오소를 각각 인수하며 현지 유통망과 기술 기반을 미리 확보해두었습니다. 이번 폭염으로 반짝 뜬 에어컨 수요가 소비자의 인식을 바꿔놓는 동안, 두 회사는 그 인식 변화 이후에 올 더 큰 시장, 즉 집집마다 히트펌프를 들이는 시점을 겨냥해 이미 자리를 잡아둔 셈입니다. 폭염은 계기일 뿐이고, 진짜 승부는 앞으로 10년의 리모델링 시장에서 갈릴 가능성이 큽니다. 이 흐름을 미리 읽은 투자자들의 반응도 빨랐습니다. 이탈리아 냉난방 기업 아리스톤, 프랑스 건축자재 업체 생고뱅, 스웨덴 히트펌프 업체 니베 인더스트리에르 주가가 폭염이 절정이던 시기 나란히 상승 곡선을 그렸습니다.
이미지출처: South China Morning Post
에어컨은 이제 국가 정체성의 문제가 됐다
흥미로운 건 이 사안이 순수한 소비 트렌드를 넘어 정치적, 문화적 자존심의 문제로도 번졌다는 점입니다. 파리 국제 담당 부시장 오드리 푸르바르는 미국 언론과 인플루언서들이 프랑스 가정에 에어컨이 없다는 점을 조롱하자,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이야말로 이번 폭염에 책임이 크다며 도시 대부분이 에어컨으로 냉방되는 생활 방식을 먼저 돌아보라고 맞받았습니다. 반대편 영국에서는 탄소중립 규제를 이유로 지방자치단체가 가정용 에어컨 철거를 요구하는 사례까지 나오면서, 같은 폭염 앞에서도 나라마다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갈등이 표출되고 있습니다.
폭염이 절정이던 시기 파리 시민들이 냉방이 잘 되는 이케아 매장에 들어가 침대와 소파에 드러누워 더위를 식히는 모습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정작 집에는 없는 냉방을, 가구 매장이 대신 제공하는 역설적인 풍경이 국경을 넘어 퍼져나가면서 프랑스의 낮은 에어컨 보급률은 다시 한번 국제적인 화젯거리가 됐습니다. 결국 에어컨 한 대를 둘러싼 논쟁은 냉방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그 나라가 기후 위기와 삶의 편의 사이에서 어떤 우선순위를 택하느냐를 보여주는 거울에 가깝습니다.
오랫동안 검소함과 절제를 미덕으로 여겨온 프랑스식 생활양식이, 40도를 넘나드는 여름 앞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이번 여름만으로 결론 내리기 어렵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기후가 바뀌면 소비자의 신념도, 그 신념 위에 세워졌던 시장의 규칙도 함께 바뀐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속도는 브랜드가 대비할 수 있는 시간보다 훨씬 빠를 수 있습니다.
한국은 이미 에어컨 보급률이 98%에 이르는 나라이니 프랑스와는 다른 고민을 안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폭염 일수가 매년 기록을 갈아치우는 상황에서, 전력 수급과 요금 체계, 노후 주택의 냉방 여건 같은 문제는 프랑스가 이번 여름 겪은 혼란과 본질적으로 닮아 있습니다. 냉방이 당연한 나라에서도 그 당연함을 뒷받침하는 인프라와 제도는 계속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는 뜻입니다. 프랑스의 이번 여름은 그래서 남의 나라 해프닝이 아니라, 기후가 시장의 규칙을 다시 쓰는 속도를 미리 보여준 하나의 예고편에 가깝습니다.
Editor's Note
에어컨을 사겠다고 새벽 4시부터 줄을 선 사람들의 모습을 처음 접했을 때, 흥미로웠던 건 폭염 자체가 아니라 그 뒤에 있던 신념의 붕괴 속도였습니다. 80%가 환경에 해롭다고 믿던 물건을, 40도 앞에서는 두 시간도 안 돼 마음을 바꿔버리는 것이 소비자입니다.
다만 이번 사례에서 정말 눈여겨봐야 할 쪽은 소비자가 아니라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미디어'는 프랑스의 건축 규제를 원망하는 대신 그 규제에 딱 맞는 제품을 미리 만들어 두었고, '삼성'과 'LG'는 이번 여름의 특수보다 그 뒤에 올 히트펌프 시장을 보고 있었습니다.
신념으로 잠긴 시장은 영원히 닫혀 있지 않습니다. 다만 그 틈이 열리는 순간에 무엇을 들고 서 있느냐가, 브랜드의 다음 10년을 가른다는 사실을 프랑스의 이번 여름이 보여준 것 같습니다.
출처
- AFP, "French scramble to find air conditioners before next heatwave" (France 24, 2026.07.02)
- Reuters, "Asia's air-con makers grab some cool cash in Europe heat" (RTÉ, 2026.06.25)
- CNN, "European heat wave brings in cool cash for Asian air-conditioner makers as sales surge" (2026.06.25)
- AFP, "Europe wilts under record heat as AC sales soar" (BSS/eNCA, 2026.06.23)
- TechTimes, "Europe's Heatwave Is a Windfall for Asian AC Makers, and a Foothold in HVAC" (2026.06.30)
- 뉴시스, "유럽 폭염에 에어컨 논란…英 철거 명령 반발·佛은 美 조롱에 발끈" (2026.06.29)
- 머니투데이, "'지구 아파' 에어컨 거부 프랑스 돌변…역대급 폭염, 대선 흔든다" (2026.06.26)
- 파이낸셜뉴스, "'새벽 4시부터 줄섰다' 폭염 예보에 '31만원' 에어컨 사려고 몰려든 프랑스" (2026.07.03)
- Market Data Forecast, "Europe Portable Air Conditioner Market Size, Share & Trends, 2034"
- Al Jazeera, "Hottest June on record in France as heatwave deaths rise to alarming levels" (2026.07.03)
- Al Jazeera, "European heatwave linked to 1,000 excess deaths in France" (2026.06.28)
- AccuWeather(BFMTV 인용), "Records continue to fall as heat wave intensifies across Europe" (2026.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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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마트 앞에 줄을 선 사람들
파리 북부의 한 리들 매장 앞에 200명 넘는 인파가 몰려든 건 지난 7월 2일 새벽이었습니다. 179유로, 우리 돈으로 31만 원 남짓한 보급형 에어컨을 사기 위해서였습니다. 매장에 풀린 물량은 단 두 대. 그마저도 새벽 4시부터 일곱 시간을 버틴 남성이 가장 먼저 손에 넣었습니다. 뒤늦게 도착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새치기를 둘러싼 몸싸움이 벌어졌고, 경찰이 출동하는 매장도 있었습니다. 파리 외곽 세브랑에서는 에어컨을 사려는 차량 행렬이 마을 중심가 교통을 마비시켰고, 한 주민은 주차할 곳이 없어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차를 버려두고 걸어와야 했다고 토로했습니다.
에어컨 한 대를 두고 이런 풍경이 펼쳐졌다는 사실이 낯설게 느껴진다면, 그건 이 나라가 프랑스이기 때문일 겁니다. 여름마다 열대야에 시달리는 우리에게 에어컨은 당연한 물건이지만, 프랑스에서는 사정이 전혀 달랐습니다. 그런데 그 오래된 저항선이 지금, 정확히는 지난 한 달 사이에 완전히 무너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균열 속에서 누군가는 이미 다음 시장의 지도를 그리고 있었습니다.
에어컨을 부끄러워하던 나라
프랑스는 에어컨 보급률이 유럽에서도 손꼽히게 낮은 나라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 집계로 유럽 전체 가정의 냉방기기 보유율은 20% 안팎에 머물러 있고, 미국의 90%에 근접한 수치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습니다. 프랑스 국가환경청 아데메 조사에서도 에어컨을 갖춘 가정의 비율은 2023년 18%에서 2025년 24%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온화했던 기후, 냉방기를 들이기 까다로운 오래된 건물 구조, 그리고 도시 미관을 이유로 건물 외벽에 실외기 설치를 제한해온 규제가 겹친 결과입니다.
여기에 더해 정서적인 장벽도 있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가 성인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80%가 에어컨을 환경에 해로운 물건으로 인식한다고 답했을 정도입니다. 응답자 여섯 명 중 한 명은 지구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더위를 견디겠다고까지 답했습니다. 냉방을 켜는 행위 자체가 기후 위기에 일조한다는 부채감이, 실제 필요보다 더 크게 소비를 가로막고 있었던 셈입니다.
그래서 파리 시내를 걷다 보면 이웃 나라 스페인과 달리 건물 외벽에서 실외기를 찾아보기 어려운 풍경이 이어졌습니다. 한 연구는 프랑스 가정의 절반가량이 고온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폭염이 닥치면 집 안이 그대로 열기를 가두는 구조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40도가 무너뜨린 신념
그 신념에 균열을 낸 건 결국 숫자였습니다. 지난 6월, 사하라 사막의 열기가 고기압에 갇혀 빠져나가지 못하는 이른바 오메가 열돔 현상이 유럽 대륙을 덮치면서 프랑스는 기상 관측 이래 최고 기온을 잇달아 경신했습니다. 낮과 밤 기온을 평균한 국가 지표 온도가 1947년 관측 이래 최고치를 찍었고, 남서부 보르도 일대는 43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프랑스 전역 96개 도 가운데 54개 도가 최고 단계 폭염 경보에 들어갔고, 국가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경보 권역 안에 놓이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피해는 곧바로 일상을 덮쳤습니다. 폭염 경보가 이어지는 동안 학교 수천 곳이 휴교하거나 등하교 시간을 조정했고, 냉방 설비를 갖추지 못한 병원과 법원 업무도 마비됐습니다. 프랑스 공중보건청은 가장 무더웠던 한 주였던 6월 22일부터 28일 사이 초과 사망자가 전주 대비 29% 늘어 최소 2,000명 이상 추가로 집계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사망자 대부분은 65세 이상 고령층이었습니다.
로랑 뉘네즈 프랑스 내무장관은 폭염이 절정이던 시기에만 구급대에 12만 건 넘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혀, 의료 체계가 감당해야 했던 압박의 크기를 짐작하게 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번 폭염이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2~4도가량 더 뜨거워진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열기는 프랑스 한 나라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이탈리아 보건부는 로마와 밀라노를 포함한 16개 도시에 최고 단계 폭염 경보를 내렸고, 남부 지역 한 법원은 냉방이 고장 나자 긴급 재판을 제외한 모든 재판을 중단했습니다. 폴란드는 1921년 세운 40.2도 기록이 깨질 수 있다며 서부 지역에 고온 경보를 발령했고, 크로아티아 아드리아해 연안과 헝가리도 잇달아 최고 수준 경보로 격상했습니다. 파리를 찾은 한 미국인 관광객은 거리도, 지하철도, 숙소마저 숨이 막힐 지경이라며 결국 에어컨이 나오는 호텔로 옮기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유럽 전역이 동시에 같은 문제와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이, 프랑스만의 개별 소비 트렌드로 보였던 이번 사태를 대륙 단위의 구조적 전환으로 읽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리들 마트가 증명한 숫자
신념이 흔들리는 순간, 소비는 곧바로 반응했습니다. 대형 유통업체 까르푸는 폭염이 절정에 달했던 날 오후 6시 30분까지 냉방기기 3만 대를 팔아치웠습니다. 알렉상드르 봉파르 까르푸 최고경영자는 이 수치를 두고 평소 대비 천 배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아마존 프랑스에서도 같은 기간 냉방기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고, 전자제품 유통 체인 프낙다르티 역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할인점 리들은 이후에도 20만 대 규모의 냉방기기 물량을 프랑스 전역 매장에 풀었지만, 폭염 재예보 소식만으로 다시 품귀 현상이 빚어졌습니다. 정상 가격 기준으로는 1,200유로를 웃도는 제품이 흔한 상황에서 179유로짜리 특가 물량이 풀렸다는 소식 자체가 SNS를 타고 순식간에 퍼진 결과이기도 했습니다. 평소라면 눈길도 주지 않았을 저가 모델에 새벽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은, 가격 저항선 역시 폭염 앞에서는 얼마든지 낮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함께 보여주었습니다.
이 숫자들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판매량이 늘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닙니다. 오랫동안 소비를 억눌러온 심리적 저항선이 얼마나 얇았는지를 그대로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80%가 넘는 사람들이 같은 물건을 환경에 해롭다고 여기던 시장이, 단 며칠간의 폭염만으로 품귀 현상을 빚는 시장으로 뒤바뀌었습니다. 신념에 기반한 소비 저항은 종종 견고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특정 임계점을 넘는 순간 급격히 붕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프랑스의 사례가 보여준 셈입니다.
브랜드 입장에서 보면, 이런 시장이야말로 가장 위험하면서 동시에 가장 매력적인 기회이기도 합니다. 시장 조사기관들이 유럽 이동식 에어컨 시장 규모를 2025년 약 7억 3천만 달러에서 2034년 약 11억 4천만 달러로, 연평균 5% 넘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는 것도 이런 맥락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 급팽창한 수요를 두고 각축을 벌이는 얼굴들도 다양합니다. 이탈리아의 델롱기, 미국의 월풀과 하니웰, 스웨덴의 일렉트로룩스, 일본의 다이킨과 파나소닉까지 유럽 냉방기기 시장에 이름을 올린 제조사는 한둘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정작 이번 폭염 국면의 최대 수혜자로 지목되는 건 삼성전자, 미디어, 미쓰비시전기 같은 한중일 3국 기업입니다.
전 세계 에어컨 수출 물량의 약 40%를 차지하는 중국 제조사들이 폭증하는 유럽발 주문에 맞춰 생산과 선적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는 점, 그리고 한국과 일본 브랜드가 이미 프리미엄 가전 이미지를 쌓아둔 상태였다는 점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유럽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에어컨을 갖춘 이웃을 부러워하는 인터넷 밈까지 등장했을 정도로, 냉방기기는 순식간에 이번 여름의 지위재로 떠올랐습니다.
미디어가 이긴 것은 폭염이 아니라 규제였다
이 틈을 가장 정교하게 파고든 건 중국 가전업체 미디어였습니다. 미디어의 창문형 이동식 에어컨 포타스플릿은 이번 폭염 국면에서 유럽 전역의 판매 채널에서 동나며, 중고 제품 가격이 신제품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역전 현상까지 낳았습니다. 독일 이커머스 채널 판매량은 5월 한 달 만에 전년 대비 약 37% 늘었고, 스페인과 프랑스로의 출하량은 무려 108% 증가했습니다.
포타스플릿이 특별한 이유는 성능이 아니라 설계 철학에 있습니다. 이 제품은 실외기를 벽에 구멍을 뚫지 않고 창틀에 거는 방식을 택해, 건물 외벽 변경을 제한하는 프랑스식 규제를 정면으로 피해 갑니다. 냉매 충전량은 프랑스의 법적 상한선 바로 아래로 맞췄고, 소음 모드는 독일의 소음 기준치에 맞춰 조율했습니다. 나라마다 다른 규제의 결을 하나하나 제품 사양에 새겨 넣은 결과물인 셈입니다. 업계에서 이 제품을 두고 최초의 셀프 설치형 히트펌프라는 별명을 붙인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유럽은 오래되고 미관 규제가 촘촘한 건물이 많아 일반적인 분리형 에어컨을 설치하기 까다로운 시장입니다. 설치 비용만 1천 유로를 넘는 경우가 흔해, 정작 냉방이 절실한 저소득 가구일수록 진입 장벽이 더 높았습니다. 미디어는 그 까다로움 자체를 제품의 존재 이유로 삼았습니다. 규제를 우회할 방법을 찾는 대신, 규제의 조건 안에서 완결되는 제품을 만든 겁니다. 시장 진입 장벽을 마케팅 카피가 아니라 제품 사양표로 풀어낸 사례라 할 만합니다. 여기에 유럽연합이 2024년부터 시행한 에코디자인 규정으로 인버터 압축기를 갖춘 고효율 제품에 대한 수요까지 겹치면서, 가격과 효율 두 축 모두에서 아시아 제조사들에게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졌습니다.
삼성과 LG가 노리는 건 이번 여름이 아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셈법은 조금 더 깁니다. 삼성전자는 로이터에 보낸 입장에서 6월 이후 기온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냉방 성수기 동안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고, 실제로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 등 핵심 시장에서 올 상반기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LG전자 역시 한국 내 생산 라인을 4월부터 풀가동하며 한국과 글로벌 시장의 여름 성수기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일본 미쓰비시전기도 프랑스, 스페인, 영국, 독일 등 폭염 피해가 컸던 시장에서 에어컨 판매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두 회사가 진짜 겨냥하는 건 단발성 특수가 아니라 유럽연합의 탄소중립 전환이라는 구조적 흐름입니다. 냉방과 난방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해결하는 히트펌프 시장은 유럽 16개국 기준 지난해에만 약 262만 대가 팔리며 전년 대비 10.3% 성장했습니다.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이 설비를 수천만 대 추가로 보급하겠다는 목표까지 세워둔 상태입니다.
삼성전자는 유럽 냉난방 전문기업 플락트그룹을, LG전자는 노르웨이 온수기 업체 오소를 각각 인수하며 현지 유통망과 기술 기반을 미리 확보해두었습니다. 이번 폭염으로 반짝 뜬 에어컨 수요가 소비자의 인식을 바꿔놓는 동안, 두 회사는 그 인식 변화 이후에 올 더 큰 시장, 즉 집집마다 히트펌프를 들이는 시점을 겨냥해 이미 자리를 잡아둔 셈입니다. 폭염은 계기일 뿐이고, 진짜 승부는 앞으로 10년의 리모델링 시장에서 갈릴 가능성이 큽니다. 이 흐름을 미리 읽은 투자자들의 반응도 빨랐습니다. 이탈리아 냉난방 기업 아리스톤, 프랑스 건축자재 업체 생고뱅, 스웨덴 히트펌프 업체 니베 인더스트리에르 주가가 폭염이 절정이던 시기 나란히 상승 곡선을 그렸습니다.
에어컨은 이제 국가 정체성의 문제가 됐다
흥미로운 건 이 사안이 순수한 소비 트렌드를 넘어 정치적, 문화적 자존심의 문제로도 번졌다는 점입니다. 파리 국제 담당 부시장 오드리 푸르바르는 미국 언론과 인플루언서들이 프랑스 가정에 에어컨이 없다는 점을 조롱하자,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이야말로 이번 폭염에 책임이 크다며 도시 대부분이 에어컨으로 냉방되는 생활 방식을 먼저 돌아보라고 맞받았습니다. 반대편 영국에서는 탄소중립 규제를 이유로 지방자치단체가 가정용 에어컨 철거를 요구하는 사례까지 나오면서, 같은 폭염 앞에서도 나라마다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갈등이 표출되고 있습니다.
폭염이 절정이던 시기 파리 시민들이 냉방이 잘 되는 이케아 매장에 들어가 침대와 소파에 드러누워 더위를 식히는 모습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정작 집에는 없는 냉방을, 가구 매장이 대신 제공하는 역설적인 풍경이 국경을 넘어 퍼져나가면서 프랑스의 낮은 에어컨 보급률은 다시 한번 국제적인 화젯거리가 됐습니다. 결국 에어컨 한 대를 둘러싼 논쟁은 냉방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그 나라가 기후 위기와 삶의 편의 사이에서 어떤 우선순위를 택하느냐를 보여주는 거울에 가깝습니다.
오랫동안 검소함과 절제를 미덕으로 여겨온 프랑스식 생활양식이, 40도를 넘나드는 여름 앞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이번 여름만으로 결론 내리기 어렵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기후가 바뀌면 소비자의 신념도, 그 신념 위에 세워졌던 시장의 규칙도 함께 바뀐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속도는 브랜드가 대비할 수 있는 시간보다 훨씬 빠를 수 있습니다.
한국은 이미 에어컨 보급률이 98%에 이르는 나라이니 프랑스와는 다른 고민을 안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폭염 일수가 매년 기록을 갈아치우는 상황에서, 전력 수급과 요금 체계, 노후 주택의 냉방 여건 같은 문제는 프랑스가 이번 여름 겪은 혼란과 본질적으로 닮아 있습니다. 냉방이 당연한 나라에서도 그 당연함을 뒷받침하는 인프라와 제도는 계속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는 뜻입니다. 프랑스의 이번 여름은 그래서 남의 나라 해프닝이 아니라, 기후가 시장의 규칙을 다시 쓰는 속도를 미리 보여준 하나의 예고편에 가깝습니다.
Editor's Note
에어컨을 사겠다고 새벽 4시부터 줄을 선 사람들의 모습을 처음 접했을 때, 흥미로웠던 건 폭염 자체가 아니라 그 뒤에 있던 신념의 붕괴 속도였습니다. 80%가 환경에 해롭다고 믿던 물건을, 40도 앞에서는 두 시간도 안 돼 마음을 바꿔버리는 것이 소비자입니다.
다만 이번 사례에서 정말 눈여겨봐야 할 쪽은 소비자가 아니라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미디어'는 프랑스의 건축 규제를 원망하는 대신 그 규제에 딱 맞는 제품을 미리 만들어 두었고, '삼성'과 'LG'는 이번 여름의 특수보다 그 뒤에 올 히트펌프 시장을 보고 있었습니다.
신념으로 잠긴 시장은 영원히 닫혀 있지 않습니다. 다만 그 틈이 열리는 순간에 무엇을 들고 서 있느냐가, 브랜드의 다음 10년을 가른다는 사실을 프랑스의 이번 여름이 보여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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