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이 세상에 나오는 경로에는 오랫동안 암묵적인 순서가 있었습니다. 레이블의 선택, 라디오 PD의 손, 음원 차트의 상단. 이 세 개의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음악은 아무리 뛰어나도 대중에게 닿기 어려웠습니다. 음악을 만드는 사람과 음악을 듣는 사람 사이에는 언제나 '선택 받아야 하는 구조'가 놓여 있었고, 그 구조의 정점에는 소수의 권력자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관문이 조용히, 그러나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틱톡이라는 플랫폼이 단순한 숏폼 동영상 앱을 넘어 음악 산업의 새로운 인프라로 진화하면서, 음악이 발견되고 소비되며 수익을 만들어내는 방식 자체가 재편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중심에는 CML(Commercial Music Library, 상업용 음악 라이브러리)이 있습니다.
CML은 단 하나의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기업이 틱톡 콘텐츠에 음악을 넣고 싶을 때, 합법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그 답을 찾는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지금 전 세계 700만 기업 계정이 활용하는 이 플랫폼입니다. 그리고 그 플랫폼은 지금, 처음 질문보다 훨씬 더 큰 무언가를 바꾸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계정 앞에 선 저작권의 벽
틱톡 앱을 켜면 누구나 음악을 붙일 수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 계정의 이야기입니다. 브랜드나 기업이 운영하는 비즈니스 계정은 처음부터 다른 법칙 아래 놓여 있습니다. 저작권법상 음악의 상업적 사용을 위해서는 두 개의 허가가 동시에 필요합니다. 음반사, 즉 레이블 측의 허가와 작곡·작사 권리를 보유한 퍼블리셔 측의 허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획득해야만 비로소 한 곡을 광고나 브랜드 콘텐츠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개인 및 크리에이터 계정은 플랫폼의 퍼블리셔 계약 덕분에 인기 음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지만, 비즈니스 계정은 훨씬 제한된 선택지만 허용됩니다. CML에서 사전 승인된 곡과 사운드, 또는 직접 소유한 음원만 사용 가능하며, 일반 라이브러리 음악은 틱톡이 상업적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메이저 레이블의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브랜드는 현실적으로 극히 소수입니다. 마케팅 예산이 수십억 원에 달하는 대기업들이나 가능한 일이고, 스타트업이나 중소 브랜드가 소니뮤직이나 워너뮤직의 문을 두드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트렌드를 타고 싶어도, 법적으로 탈 수 없는 상황. CML은 바로 이 지점에서 존재 이유를 확보했습니다.
틱톡이 직접 레이블과 퍼블리셔 양쪽과 사전에 협상하여 저작권 처리를 마친 음원들을 한 곳에 모아두고, 기업 계정이라면 누구든 무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열어놓은 것입니다. 신인 브랜드도, 직원 열 명짜리 소규모 회사도 이 라이브러리 안에서는 아티스트의 음악을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의 미로를 한 번에 통과하는 우회로가 생긴 셈입니다.
현재 CML은 신예 및 기성 아티스트의 100만 곡 이상의 음악과 음원을 사전 심의 방식으로 제공하며, 다양한 규모의 기업이 틱톡에서 사운드의 힘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CML의 출발점이 훨씬 소박했다는 사실입니다. 초기의 CML은 라이선스용으로 제작된 제작 음악(production music), 쉽게 말해 유튜브 무료 배경음악과 비슷한 수준의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틱톡이 음원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가면서 메이저 레이블들도 이 플랫폼을 무시할 수 없게 됐고, 실제 차트에 오른 아티스트들의 음원이 CML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현재의 CML은 더 이상 무명 제작 음악의 저장소가 아닙니다. 전 세계 수백만 곡의 합법 음원이 장르와 무드에 따라 분류된, 하나의 거대한 브랜드 음악 인프라입니다.

아티스트에게 열린 새로운 수익의 문
이 구조를 이해하려면 기존 음악 수익 모델을 먼저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음악이 한 번 재생될 때 아티스트에게 돌아오는 금액은 통상 0.003~0.005달러 수준입니다. 음원 수익은 스트리밍 업체, 유통사, 저작권 단체, 제작사, 아티스트 등 여러 주체가 나눠 갖는 구조이기 때문에, 인디 뮤지션이 저작권료에서 의미 있는 음원 수익을 기대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1억 번 스트리밍이 발생해도 아티스트에게 실질적으로 남는 금액은 생각보다 훨씬 작습니다.
CML은 이 방정식에 새로운 변수를 집어넣었습니다. 청취자를 넘어 '기업'이라는 수익 창출 주체가 등장한 것입니다. 기업이 유료 광고를 집행할 경우 광고 매출의 일부가 배분되고, 광고 없이 오가닉 콘텐츠에 음원을 사용한 경우에도 사용 횟수에 따라 별도의 수익이 아티스트에게 지급됩니다. 핵심은 '쓰이는 것 자체가 수익이 되는 구조'입니다.
아티스트 임팩트 프로그램을 통해 독립 아티스트 및 레이블이 주요 브랜드 노출, 협업 증가, 새로운 수입원 확대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이러한 성과는 팝, 얼터너티브, R&B, 컨트리, 라틴, 아프로비트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싱크(sync) 라이선스 시장과 비교해 보면 이 변화의 무게가 더 선명해집니다. 싱크 라이선스란 광고, 드라마, 영화에 음악을 삽입할 때 지급되는 사용료로, 음악 IP를 브랜드 콘텐츠로 재가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활용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 시장은 협상 능력과 예산을 가진 대형 광고주만이 접근할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CML은 그 문턱을 없애고, 수십만 개의 중소 브랜드가 참여하는 대규모 싱크 시장을 새롭게 설계했습니다. 규모가 작아도 참여할 수 있고, 참여할수록 아티스트에게 수익이 쌓이는 방식으로.


바이럴은 틱톡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CML의 파급력이 단순한 플랫폼 성장 이상으로 읽히는 이유는, 틱톡에서 시작된 음악의 파동이 반드시 다른 플랫폼으로 넘어가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하나의 패턴이 되었습니다.
한 곡이 CML을 통해 수백 개, 수천 개의 기업 계정 콘텐츠에 삽입되기 시작하면, 틱톡 알고리즘은 그 음악에 강한 신호를 보냅니다. 알고리즘은 해당 음악이 삽입된 영상들의 정주행, 공유 횟수, 댓글 반응을 학습하며 더 많은 사람에게 해당 음원을 담은 콘텐츠를 노출시킵니다. 그 음원을 처음 들은 사람들이 스포티파이나 애플뮤직에서 검색하고, 저장하고, 플레이리스트에 담는 행동이 이어집니다. 음악 산업의 주요 게이트키퍼는 더 이상 레이블의 A&R이나 라디오 DJ가 아니라 플랫폼의 추천 알고리즘이 되었으며, 리스너가 노래를 저장하거나 트랙을 반복 재생할 때마다 알고리즘이 비슷한 취향의 더 많은 사람에게 해당 콘텐츠를 노출시키도록 학습합니다.
700만 기업 계정이 동시에 보내는 알고리즘 신호는 개인 사용자 수천만 명의 반응에 맞먹는 힘을 가집니다. 기업 계정의 콘텐츠는 팔로워 외에도 비즈니스 인접 알고리즘을 타고 넓게 퍼지기 때문에, 단순한 개인 바이럴과는 도달 범위와 속도가 다릅니다. 이 구조가 만들어내는 것은 단순한 '좋아요 수'가 아닙니다. 실제 스트리밍 차트를 움직이는 힘입니다.
2024년 전 세계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의 70% 이상이 숏폼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음악을 발견했으며, Z세대의 경우 59%가 매주 숏폼을 통해 새로운 아티스트를 발견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이 수치는 CML의 잠재력을 다른 차원에서 보여줍니다. 기업 콘텐츠에 삽입된 음악은 광고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음악을 발견하는 경험으로 소비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브랜드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준 것이고, 그 음악이 좋으면 아티스트를 찾아갑니다. 브랜드는 광고를 했고, 아티스트는 팬을 얻었습니다.

레이블과 플랫폼 사이에서 벌어진 권력의 재편
CML이 조용히 영향력을 키우는 동안, 음악 산업의 기존 권력 구조는 진통을 겪었습니다. 메이저 레이블들은 처음에 이 플랫폼에 대해 방어적인 태도를 취했습니다. 틱톡이 아티스트의 음악을 활용해 플랫폼 가치를 키우면서 정작 창작자에게는 충분한 보상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불만이 업계 전반에 쌓였습니다.
2024년 초, 유니버설 뮤직 그룹(UMG)이 틱톡과의 라이선스 협상 결렬로 자사 전체 카탈로그를 플랫폼에서 철수시켰습니다. 이 사태는 저작권료 지급 방식, AI 생성 음악 보호 장치, 아티스트 안전 문제에 대한 이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수천 명의 아티스트 음악이 하루아침에 틱톡에서 사라졌고, 이는 두 거대 주체 사이의 권력 관계를 세상에 노출시키는 사건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UMG와 틱톡은 재협상에 나섰습니다. 틱톡이라는 채널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레이블에게도 선택 가능한 경로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아티스트들 스스로가 틱톡을 필요로 했고, 팬들이 그 플랫폼 위에 있었습니다. 현재 CML은 Believe, DistroKid, Vydia 등 다수의 글로벌 배급사와 유통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아티스트, 음반사,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음악 생태계 전체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인디 레이블의 대응은 훨씬 적극적이었습니다. 메이저 레이블이 거대한 덩치로 플랫폼과 밀고 당기는 동안, 규모가 작고 유연한 인디 레이블들은 일찌감치 CML에 음원을 올리며 선점 효과를 누렸습니다. CML은 인디 아티스트에게 과거에는 도달할 수 없었던 글로벌 브랜드 노출의 기회를 제공했고, 그 기회를 먼저 잡은 아티스트들은 기존의 음악 성공 공식과는 전혀 다른 경로로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브랜드는 어떻게 CML을 전략으로 만드는가
브랜드 입장에서 CML은 단순한 음원 서비스가 아닙니다. 올바르게 활용했을 때, 이것은 광고비 없이 트렌드 안에 브랜드를 위치시킬 수 있는 장치가 됩니다.
틱톡 사용자의 68%는 좋아하는 노래가 동영상에 등장할 때 해당 브랜드를 더욱 잘 기억하게 된다고 응답했습니다. 이 수치가 말해주는 것은 음악이 브랜드 기억의 트리거로 기능한다는 사실입니다. 소비자는 광고를 본 것을 기억하지 않습니다. 그 광고에 흐르던 음악이 귀에 박히면서, 그 감정과 함께 브랜드가 기억됩니다. CML의 트렌딩 음원을 브랜드 콘텐츠에 삽입하는 것은, 이 감정적 연결 메커니즘을 의도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냉정하게 짚어야 할 함정도 있습니다. 트렌딩 음악을 무조건 갖다 붙인다고 해서 브랜드 콘텐츠가 바이럴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2025년 Conviva 조사에 따르면, CML 음원을 사용한 미국 내 게시물은 트렌딩 차트 음악을 사용한 게시물보다 정주행률이 평균 12% 낮았습니다. 이는 브랜드가 단순히 CML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음악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자신의 브랜드 정체성과 음악의 정서적 결이 맞는 지점을 찾는 것, 그 감각이 CML 마케팅에서 실력과 운을 가르는 경계선입니다.


국내 브랜드가 CML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국내 브랜드들에게 CML은 아직 생소한 개념입니다. 틱톡 광고 집행에는 익숙하지만, CML을 통한 오가닉 음악 마케팅 전략을 체계적으로 운용하는 브랜드는 여전히 소수에 불과합니다. 이 간극이 곧 기회입니다.
국내 뷰티 브랜드 토리든은 틱톡 광고를 통해 203만 명의 신규 오디언스를 확보하고 틱톡샵 일일 매출 21% 상승을 달성했으며, WakeMake는 올리브영 협력광고와 연계해 누적 ROAS 576%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국내 브랜드들의 성과는 틱톡 유료 광고에 집중된 것으로, CML을 통한 오가닉 음악 마케팅과는 구분됩니다. 역설적으로 이것이 기회를 설명합니다. 광고비를 쓰지 않고도 트렌딩 음악을 통해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퍼지는 CML 전략을 국내 브랜드들이 아직 본격적으로 활용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접근 방식은 여기서 갈립니다. 예산이 풍부한 대기업은 CML 음원 선택에 앞서 브랜드 캠페인 전략을 먼저 세우고, 그 전략에 맞는 음원을 정교하게 큐레이션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반면 민첩성이 강점인 스타트업은 CML의 트렌딩 섹션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자신들의 제품 분위기와 맞는 음악이 상승세를 탈 때 빠르게 콘텐츠를 제작해 탑승하는 전략을 씁니다. 전자가 '설계된 정밀함'이라면 후자는 '타이밍의 민첩함'입니다.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브랜드의 규모와 콘텐츠 운영 역량에 따라 맞는 방법이 달라질 뿐입니다.
K-뷰티 브랜드는 틱톡 숍, 제휴 어필리에이트, 라이브 커머스와 결합했을 때 폭발적인 매출 상승 구조를 이미 여러 사례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 흐름 위에 CML을 통한 음악 마케팅을 얹는다면 어떨까요. 브랜드 콘텐츠에 트렌딩 음원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알고리즘 노출이 높아지고, 그 노출이 틱톡 라이브 커머스나 틱톡샵 유입으로 이어지는 구조. CML은 단독으로 쓰이는 도구가 아니라 틱톡 비즈니스 생태계 전체와 연결되는 입구입니다.

CML vs. 유튜브 오디오 라이브러리: 같은 듯 다른 두 시스템
틱톡 CML과 가장 자주 비교되는 것이 유튜브 오디오 라이브러리(YouTube Audio Library)입니다.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두 플랫폼의 음악 시스템은 목적, 구조, 수익 배분 방식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유튜브 오디오 라이브러리는 크리에이터가 영상 제작에 사용할 수 있도록 무상으로 제공하는 저작권 프리 음원 모음입니다. 무료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부분 무명 제작 음악으로 구성되어 있어 트렌딩 음원이나 실제 아티스트의 곡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유튜브는 Content ID 시스템을 통해 저작권을 보유한 음악이 영상에 삽입될 경우 자동으로 감지하며, 권리자의 선택에 따라 해당 영상의 수익을 권리자에게 귀속시키거나 영상을 차단합니다.
유튜브에서 저작권이 있는 음악을 허가 없이 사용할 경우, Content ID 시스템이 이를 거의 확실하게 감지합니다. 권리자는 해당 영상의 수익 전체를 자신에게 귀속시키거나, 영상을 특정 지역에서 차단하거나, 공식 저작권 경고를 발행하는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틱톡 CML은 처음부터 브랜드와 기업 계정을 위해 설계된 상업적 라이선스 시스템입니다. 실제 아티스트의 음원이 포함되어 있고, 아티스트에게도 사용 횟수에 따른 수익이 배분됩니다. 유튜브 오디오 라이브러리가 '크리에이터를 위한 저작권 프리 저장소'라면, CML은 '브랜드와 아티스트를 연결하는 상업적 음악 생태계'입니다.
그러나 CML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CML은 인디 팝, 일렉트로닉, 힙합 인스트루멘탈, 신진 아티스트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빌보드 톱 40에 오른 메이저 히트곡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또한 앞서 언급한 것처럼, CML 음원의 라이선스는 틱톡 내에서만 유효합니다. 유튜브 오디오 라이브러리의 음원은 영상을 다른 플랫폼에 업로드해도 라이선스 문제가 없는 반면, CML 음원은 반드시 틱톡 안에서만 사용해야 합니다.
두 시스템을 단순히 우열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브랜드가 틱톡 오가닉 전략에 집중하고 트렌딩 음악의 문화적 맥락을 활용하고 싶다면 CML, 유튜브 채널 콘텐츠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무료 배경음악이 필요하다면 유튜브 오디오 라이브러리. 멀티플랫폼을 동시에 운영하는 브랜드라면 두 시스템을 플랫폼별로 분리해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입니다.

AI 음악의 부상이 CML 생태계에 던지는 질문
이 모든 구조가 확장되는 사이,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습니다. AI 음악 생성 서비스의 빠른 성장입니다. 2025년 말, AI 음악 플랫폼들이 주요 음반사들과 오랜 소송전을 마무리하고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판도가 크게 바뀌었으며, UMG, 소니, 워너를 포함한 메이저 레이블들은 AI 기술이 아티스트의 명시적 동의, 통제, 보상을 전제로 설계되어야 한다는 아티스트 중심의 원칙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AI가 음악을 만들어내는 속도와 비용이 극적으로 낮아지면, 브랜드들은 CML을 통해 아티스트의 음악을 빌리는 대신 AI로 직접 브랜드 전용 음악을 생성하는 방향으로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이 가능성은 CML 생태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음악을 '빌리는' 구조가 음악을 '만드는' 구조로 대체될 때, 아티스트와 브랜드 사이의 관계는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아직 그 전환이 완전히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AI가 만든 음악이 기존 아티스트의 감성과 문화적 맥락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여전히 주류입니다. 하지만 CML의 미래를 논할 때 AI 음악의 부상을 외면하는 것은 한 면만 보는 것입니다. 두 축이 어떻게 공존하거나 충돌하는지는 앞으로 음악 산업을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가 될 것입니다.

플랫폼이 설계한 생태계를 읽는 법
CML이라는 구조를 냉정하게 뜯어보면, 이것이 결코 중립적인 설계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틱톡은 CML을 통해 세 가지를 동시에 얻습니다.
기업 계정의 콘텐츠 활성화, 음원 라이선스 협상력의 강화, 그리고 아티스트와 레이블의 플랫폼 의존도 심화.
아티스트와 브랜드가 이 생태계 안에서 수익을 얻는 동안, 틱톡은 그 모든 활동이 자신의 플랫폼 안에서 이루어지도록 설계해 놓은 것입니다.
CML이 만들어내는 바이럴 에너지를 틱톡 안에서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에너지를 스포티파이, 인스타그램, 유튜브, 자사 채널로 분산시키고 자산화하는 것. 그것이 플랫폼 의존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CML의 기회를 최대화하는 방법입니다. 틱톡이 만든 파도를 타되, 목적지는 스스로 정해야 합니다.
Editor's Note
음악이 마케팅이 되고, 마케팅이 음악을 만드는 시대. 틱톡 CML은 그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장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브랜드와 아티스트가 각자의 이해관계 위에서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된 구조, 그 구조가 음악 산업 전반의 수익 지형과 발견의 방식을 실제로 바꾸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생태계가 정교할수록 그 안의 규칙을 만드는 자의 힘도 커진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됩니다. CML을 설계한 것은 틱톡이고, 그 규칙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는 틱톡이 결정합니다. 아티스트와 브랜드 모두에게 이 플랫폼은 기회이자 동시에 변수입니다. 그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면서 활용하는 것과, 좋은 결과에 취해 의존하는 것 사이에는 전략의 갈래에 놓여 있습니다.
이 아티클을 쓰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지점은, CML이 어느 한쪽을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브랜드가 쓸수록 아티스트가 돈을 버는 구조, 아티스트가 노출될수록 브랜드가 트렌드와 가까워지는 구조. 그런데 이 양쪽의 이익이 동시에 실현되는 조건은 결국 하나입니다. 틱톡이라는 플랫폼이 계속 성장해야 한다는 것. 그 조건 안에서 우리는 모두 같은 배를 타고 있습니다. 이 배가 어디로 향하는지 알고 타는 것과 모르고 타는 것의 차이, 그것이 전략입니다.
출처
- TikTok Newsroom 한국, 아티스트 임팩트 프로그램 공식 발표 (newsroom.tiktok.com/ko-kr)
- TikTok Ads Manager, 상업용 음악 라이브러리 공식 가이드 (ads.tiktok.com)
- TikTok Newsroom 한국, Year on TikTok 2024 음악 결산 (newsroom.tiktok.com/ko-kr)
- TikTok for Business, 국내 브랜드 성공 사례 (ads.tiktok.com/business/ko/inspiration)
- Universal Music for Creators, Cross-Platform Music Licensing In 2025 (universalmusicforcreators.com)
- Spring Sound Ltd, TikTok's 2025 Music Licensing Changes Explained (springsoundmusic.com, 2025.09)
- Legis Music, TikTok's New Music Licensing Rules 2025 (legismusic.com, 2025.10)
- TokPortal, U.S. Music on TikTok Explained (tokportal.com)
- Dynamoi, 음악 마케팅 2026: 퍼널, 광고 기술, 수익 흐름 (dynamoi.com, 2026.04)
- 이가연, 2025 음악 산업 백서 (brunch.co.kr, 2026.02)
- 아시아경제, K팝 저작권료 5000억 시대 (asiae.co.kr, 2025.12)
- Mixing.co.kr, 생성형 AI 음악 플랫폼과 저작권 문제 전망 2026 (mixing.co.kr, 2026.01)
- Studio Pupcy, 2026년 뷰티·화장품 마케팅 트렌드 (studiopupcy.com, 2026.02)
- Shopify Korea, 틱톡 vs 유튜브 비교 (shopify.com/kr, 202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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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세상에 나오는 경로에는 오랫동안 암묵적인 순서가 있었습니다. 레이블의 선택, 라디오 PD의 손, 음원 차트의 상단. 이 세 개의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음악은 아무리 뛰어나도 대중에게 닿기 어려웠습니다. 음악을 만드는 사람과 음악을 듣는 사람 사이에는 언제나 '선택 받아야 하는 구조'가 놓여 있었고, 그 구조의 정점에는 소수의 권력자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관문이 조용히, 그러나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틱톡이라는 플랫폼이 단순한 숏폼 동영상 앱을 넘어 음악 산업의 새로운 인프라로 진화하면서, 음악이 발견되고 소비되며 수익을 만들어내는 방식 자체가 재편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중심에는 CML(Commercial Music Library, 상업용 음악 라이브러리)이 있습니다.
CML은 단 하나의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기업이 틱톡 콘텐츠에 음악을 넣고 싶을 때, 합법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그 답을 찾는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지금 전 세계 700만 기업 계정이 활용하는 이 플랫폼입니다. 그리고 그 플랫폼은 지금, 처음 질문보다 훨씬 더 큰 무언가를 바꾸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계정 앞에 선 저작권의 벽
틱톡 앱을 켜면 누구나 음악을 붙일 수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 계정의 이야기입니다. 브랜드나 기업이 운영하는 비즈니스 계정은 처음부터 다른 법칙 아래 놓여 있습니다. 저작권법상 음악의 상업적 사용을 위해서는 두 개의 허가가 동시에 필요합니다. 음반사, 즉 레이블 측의 허가와 작곡·작사 권리를 보유한 퍼블리셔 측의 허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획득해야만 비로소 한 곡을 광고나 브랜드 콘텐츠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개인 및 크리에이터 계정은 플랫폼의 퍼블리셔 계약 덕분에 인기 음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지만, 비즈니스 계정은 훨씬 제한된 선택지만 허용됩니다. CML에서 사전 승인된 곡과 사운드, 또는 직접 소유한 음원만 사용 가능하며, 일반 라이브러리 음악은 틱톡이 상업적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메이저 레이블의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브랜드는 현실적으로 극히 소수입니다. 마케팅 예산이 수십억 원에 달하는 대기업들이나 가능한 일이고, 스타트업이나 중소 브랜드가 소니뮤직이나 워너뮤직의 문을 두드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트렌드를 타고 싶어도, 법적으로 탈 수 없는 상황. CML은 바로 이 지점에서 존재 이유를 확보했습니다.
틱톡이 직접 레이블과 퍼블리셔 양쪽과 사전에 협상하여 저작권 처리를 마친 음원들을 한 곳에 모아두고, 기업 계정이라면 누구든 무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열어놓은 것입니다. 신인 브랜드도, 직원 열 명짜리 소규모 회사도 이 라이브러리 안에서는 아티스트의 음악을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의 미로를 한 번에 통과하는 우회로가 생긴 셈입니다.
현재 CML은 신예 및 기성 아티스트의 100만 곡 이상의 음악과 음원을 사전 심의 방식으로 제공하며, 다양한 규모의 기업이 틱톡에서 사운드의 힘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CML의 출발점이 훨씬 소박했다는 사실입니다. 초기의 CML은 라이선스용으로 제작된 제작 음악(production music), 쉽게 말해 유튜브 무료 배경음악과 비슷한 수준의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틱톡이 음원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가면서 메이저 레이블들도 이 플랫폼을 무시할 수 없게 됐고, 실제 차트에 오른 아티스트들의 음원이 CML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현재의 CML은 더 이상 무명 제작 음악의 저장소가 아닙니다. 전 세계 수백만 곡의 합법 음원이 장르와 무드에 따라 분류된, 하나의 거대한 브랜드 음악 인프라입니다.
아티스트에게 열린 새로운 수익의 문
이 구조를 이해하려면 기존 음악 수익 모델을 먼저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음악이 한 번 재생될 때 아티스트에게 돌아오는 금액은 통상 0.003~0.005달러 수준입니다. 음원 수익은 스트리밍 업체, 유통사, 저작권 단체, 제작사, 아티스트 등 여러 주체가 나눠 갖는 구조이기 때문에, 인디 뮤지션이 저작권료에서 의미 있는 음원 수익을 기대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1억 번 스트리밍이 발생해도 아티스트에게 실질적으로 남는 금액은 생각보다 훨씬 작습니다.
CML은 이 방정식에 새로운 변수를 집어넣었습니다. 청취자를 넘어 '기업'이라는 수익 창출 주체가 등장한 것입니다. 기업이 유료 광고를 집행할 경우 광고 매출의 일부가 배분되고, 광고 없이 오가닉 콘텐츠에 음원을 사용한 경우에도 사용 횟수에 따라 별도의 수익이 아티스트에게 지급됩니다. 핵심은 '쓰이는 것 자체가 수익이 되는 구조'입니다.
아티스트 임팩트 프로그램을 통해 독립 아티스트 및 레이블이 주요 브랜드 노출, 협업 증가, 새로운 수입원 확대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이러한 성과는 팝, 얼터너티브, R&B, 컨트리, 라틴, 아프로비트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싱크(sync) 라이선스 시장과 비교해 보면 이 변화의 무게가 더 선명해집니다. 싱크 라이선스란 광고, 드라마, 영화에 음악을 삽입할 때 지급되는 사용료로, 음악 IP를 브랜드 콘텐츠로 재가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활용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 시장은 협상 능력과 예산을 가진 대형 광고주만이 접근할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CML은 그 문턱을 없애고, 수십만 개의 중소 브랜드가 참여하는 대규모 싱크 시장을 새롭게 설계했습니다. 규모가 작아도 참여할 수 있고, 참여할수록 아티스트에게 수익이 쌓이는 방식으로.
바이럴은 틱톡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CML의 파급력이 단순한 플랫폼 성장 이상으로 읽히는 이유는, 틱톡에서 시작된 음악의 파동이 반드시 다른 플랫폼으로 넘어가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하나의 패턴이 되었습니다.
한 곡이 CML을 통해 수백 개, 수천 개의 기업 계정 콘텐츠에 삽입되기 시작하면, 틱톡 알고리즘은 그 음악에 강한 신호를 보냅니다. 알고리즘은 해당 음악이 삽입된 영상들의 정주행, 공유 횟수, 댓글 반응을 학습하며 더 많은 사람에게 해당 음원을 담은 콘텐츠를 노출시킵니다. 그 음원을 처음 들은 사람들이 스포티파이나 애플뮤직에서 검색하고, 저장하고, 플레이리스트에 담는 행동이 이어집니다. 음악 산업의 주요 게이트키퍼는 더 이상 레이블의 A&R이나 라디오 DJ가 아니라 플랫폼의 추천 알고리즘이 되었으며, 리스너가 노래를 저장하거나 트랙을 반복 재생할 때마다 알고리즘이 비슷한 취향의 더 많은 사람에게 해당 콘텐츠를 노출시키도록 학습합니다.
700만 기업 계정이 동시에 보내는 알고리즘 신호는 개인 사용자 수천만 명의 반응에 맞먹는 힘을 가집니다. 기업 계정의 콘텐츠는 팔로워 외에도 비즈니스 인접 알고리즘을 타고 넓게 퍼지기 때문에, 단순한 개인 바이럴과는 도달 범위와 속도가 다릅니다. 이 구조가 만들어내는 것은 단순한 '좋아요 수'가 아닙니다. 실제 스트리밍 차트를 움직이는 힘입니다.
2024년 전 세계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의 70% 이상이 숏폼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음악을 발견했으며, Z세대의 경우 59%가 매주 숏폼을 통해 새로운 아티스트를 발견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이 수치는 CML의 잠재력을 다른 차원에서 보여줍니다. 기업 콘텐츠에 삽입된 음악은 광고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음악을 발견하는 경험으로 소비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브랜드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준 것이고, 그 음악이 좋으면 아티스트를 찾아갑니다. 브랜드는 광고를 했고, 아티스트는 팬을 얻었습니다.
레이블과 플랫폼 사이에서 벌어진 권력의 재편
CML이 조용히 영향력을 키우는 동안, 음악 산업의 기존 권력 구조는 진통을 겪었습니다. 메이저 레이블들은 처음에 이 플랫폼에 대해 방어적인 태도를 취했습니다. 틱톡이 아티스트의 음악을 활용해 플랫폼 가치를 키우면서 정작 창작자에게는 충분한 보상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불만이 업계 전반에 쌓였습니다.
2024년 초, 유니버설 뮤직 그룹(UMG)이 틱톡과의 라이선스 협상 결렬로 자사 전체 카탈로그를 플랫폼에서 철수시켰습니다. 이 사태는 저작권료 지급 방식, AI 생성 음악 보호 장치, 아티스트 안전 문제에 대한 이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수천 명의 아티스트 음악이 하루아침에 틱톡에서 사라졌고, 이는 두 거대 주체 사이의 권력 관계를 세상에 노출시키는 사건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UMG와 틱톡은 재협상에 나섰습니다. 틱톡이라는 채널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레이블에게도 선택 가능한 경로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아티스트들 스스로가 틱톡을 필요로 했고, 팬들이 그 플랫폼 위에 있었습니다. 현재 CML은 Believe, DistroKid, Vydia 등 다수의 글로벌 배급사와 유통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아티스트, 음반사,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음악 생태계 전체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인디 레이블의 대응은 훨씬 적극적이었습니다. 메이저 레이블이 거대한 덩치로 플랫폼과 밀고 당기는 동안, 규모가 작고 유연한 인디 레이블들은 일찌감치 CML에 음원을 올리며 선점 효과를 누렸습니다. CML은 인디 아티스트에게 과거에는 도달할 수 없었던 글로벌 브랜드 노출의 기회를 제공했고, 그 기회를 먼저 잡은 아티스트들은 기존의 음악 성공 공식과는 전혀 다른 경로로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브랜드는 어떻게 CML을 전략으로 만드는가
브랜드 입장에서 CML은 단순한 음원 서비스가 아닙니다. 올바르게 활용했을 때, 이것은 광고비 없이 트렌드 안에 브랜드를 위치시킬 수 있는 장치가 됩니다.
틱톡 사용자의 68%는 좋아하는 노래가 동영상에 등장할 때 해당 브랜드를 더욱 잘 기억하게 된다고 응답했습니다. 이 수치가 말해주는 것은 음악이 브랜드 기억의 트리거로 기능한다는 사실입니다. 소비자는 광고를 본 것을 기억하지 않습니다. 그 광고에 흐르던 음악이 귀에 박히면서, 그 감정과 함께 브랜드가 기억됩니다. CML의 트렌딩 음원을 브랜드 콘텐츠에 삽입하는 것은, 이 감정적 연결 메커니즘을 의도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냉정하게 짚어야 할 함정도 있습니다. 트렌딩 음악을 무조건 갖다 붙인다고 해서 브랜드 콘텐츠가 바이럴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2025년 Conviva 조사에 따르면, CML 음원을 사용한 미국 내 게시물은 트렌딩 차트 음악을 사용한 게시물보다 정주행률이 평균 12% 낮았습니다. 이는 브랜드가 단순히 CML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음악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자신의 브랜드 정체성과 음악의 정서적 결이 맞는 지점을 찾는 것, 그 감각이 CML 마케팅에서 실력과 운을 가르는 경계선입니다.
국내 브랜드가 CML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국내 브랜드들에게 CML은 아직 생소한 개념입니다. 틱톡 광고 집행에는 익숙하지만, CML을 통한 오가닉 음악 마케팅 전략을 체계적으로 운용하는 브랜드는 여전히 소수에 불과합니다. 이 간극이 곧 기회입니다.
국내 뷰티 브랜드 토리든은 틱톡 광고를 통해 203만 명의 신규 오디언스를 확보하고 틱톡샵 일일 매출 21% 상승을 달성했으며, WakeMake는 올리브영 협력광고와 연계해 누적 ROAS 576%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국내 브랜드들의 성과는 틱톡 유료 광고에 집중된 것으로, CML을 통한 오가닉 음악 마케팅과는 구분됩니다. 역설적으로 이것이 기회를 설명합니다. 광고비를 쓰지 않고도 트렌딩 음악을 통해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퍼지는 CML 전략을 국내 브랜드들이 아직 본격적으로 활용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접근 방식은 여기서 갈립니다. 예산이 풍부한 대기업은 CML 음원 선택에 앞서 브랜드 캠페인 전략을 먼저 세우고, 그 전략에 맞는 음원을 정교하게 큐레이션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반면 민첩성이 강점인 스타트업은 CML의 트렌딩 섹션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자신들의 제품 분위기와 맞는 음악이 상승세를 탈 때 빠르게 콘텐츠를 제작해 탑승하는 전략을 씁니다. 전자가 '설계된 정밀함'이라면 후자는 '타이밍의 민첩함'입니다.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브랜드의 규모와 콘텐츠 운영 역량에 따라 맞는 방법이 달라질 뿐입니다.
K-뷰티 브랜드는 틱톡 숍, 제휴 어필리에이트, 라이브 커머스와 결합했을 때 폭발적인 매출 상승 구조를 이미 여러 사례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 흐름 위에 CML을 통한 음악 마케팅을 얹는다면 어떨까요. 브랜드 콘텐츠에 트렌딩 음원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알고리즘 노출이 높아지고, 그 노출이 틱톡 라이브 커머스나 틱톡샵 유입으로 이어지는 구조. CML은 단독으로 쓰이는 도구가 아니라 틱톡 비즈니스 생태계 전체와 연결되는 입구입니다.
CML vs. 유튜브 오디오 라이브러리: 같은 듯 다른 두 시스템
틱톡 CML과 가장 자주 비교되는 것이 유튜브 오디오 라이브러리(YouTube Audio Library)입니다.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두 플랫폼의 음악 시스템은 목적, 구조, 수익 배분 방식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유튜브 오디오 라이브러리는 크리에이터가 영상 제작에 사용할 수 있도록 무상으로 제공하는 저작권 프리 음원 모음입니다. 무료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부분 무명 제작 음악으로 구성되어 있어 트렌딩 음원이나 실제 아티스트의 곡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유튜브는 Content ID 시스템을 통해 저작권을 보유한 음악이 영상에 삽입될 경우 자동으로 감지하며, 권리자의 선택에 따라 해당 영상의 수익을 권리자에게 귀속시키거나 영상을 차단합니다.
유튜브에서 저작권이 있는 음악을 허가 없이 사용할 경우, Content ID 시스템이 이를 거의 확실하게 감지합니다. 권리자는 해당 영상의 수익 전체를 자신에게 귀속시키거나, 영상을 특정 지역에서 차단하거나, 공식 저작권 경고를 발행하는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틱톡 CML은 처음부터 브랜드와 기업 계정을 위해 설계된 상업적 라이선스 시스템입니다. 실제 아티스트의 음원이 포함되어 있고, 아티스트에게도 사용 횟수에 따른 수익이 배분됩니다. 유튜브 오디오 라이브러리가 '크리에이터를 위한 저작권 프리 저장소'라면, CML은 '브랜드와 아티스트를 연결하는 상업적 음악 생태계'입니다.
그러나 CML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CML은 인디 팝, 일렉트로닉, 힙합 인스트루멘탈, 신진 아티스트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빌보드 톱 40에 오른 메이저 히트곡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또한 앞서 언급한 것처럼, CML 음원의 라이선스는 틱톡 내에서만 유효합니다. 유튜브 오디오 라이브러리의 음원은 영상을 다른 플랫폼에 업로드해도 라이선스 문제가 없는 반면, CML 음원은 반드시 틱톡 안에서만 사용해야 합니다.
두 시스템을 단순히 우열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브랜드가 틱톡 오가닉 전략에 집중하고 트렌딩 음악의 문화적 맥락을 활용하고 싶다면 CML, 유튜브 채널 콘텐츠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무료 배경음악이 필요하다면 유튜브 오디오 라이브러리. 멀티플랫폼을 동시에 운영하는 브랜드라면 두 시스템을 플랫폼별로 분리해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입니다.
AI 음악의 부상이 CML 생태계에 던지는 질문
이 모든 구조가 확장되는 사이,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습니다. AI 음악 생성 서비스의 빠른 성장입니다. 2025년 말, AI 음악 플랫폼들이 주요 음반사들과 오랜 소송전을 마무리하고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판도가 크게 바뀌었으며, UMG, 소니, 워너를 포함한 메이저 레이블들은 AI 기술이 아티스트의 명시적 동의, 통제, 보상을 전제로 설계되어야 한다는 아티스트 중심의 원칙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AI가 음악을 만들어내는 속도와 비용이 극적으로 낮아지면, 브랜드들은 CML을 통해 아티스트의 음악을 빌리는 대신 AI로 직접 브랜드 전용 음악을 생성하는 방향으로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이 가능성은 CML 생태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음악을 '빌리는' 구조가 음악을 '만드는' 구조로 대체될 때, 아티스트와 브랜드 사이의 관계는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아직 그 전환이 완전히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AI가 만든 음악이 기존 아티스트의 감성과 문화적 맥락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여전히 주류입니다. 하지만 CML의 미래를 논할 때 AI 음악의 부상을 외면하는 것은 한 면만 보는 것입니다. 두 축이 어떻게 공존하거나 충돌하는지는 앞으로 음악 산업을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가 될 것입니다.
플랫폼이 설계한 생태계를 읽는 법
CML이라는 구조를 냉정하게 뜯어보면, 이것이 결코 중립적인 설계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틱톡은 CML을 통해 세 가지를 동시에 얻습니다.
기업 계정의 콘텐츠 활성화, 음원 라이선스 협상력의 강화, 그리고 아티스트와 레이블의 플랫폼 의존도 심화.
아티스트와 브랜드가 이 생태계 안에서 수익을 얻는 동안, 틱톡은 그 모든 활동이 자신의 플랫폼 안에서 이루어지도록 설계해 놓은 것입니다.
CML이 만들어내는 바이럴 에너지를 틱톡 안에서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에너지를 스포티파이, 인스타그램, 유튜브, 자사 채널로 분산시키고 자산화하는 것. 그것이 플랫폼 의존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CML의 기회를 최대화하는 방법입니다. 틱톡이 만든 파도를 타되, 목적지는 스스로 정해야 합니다.
Editor's Note
음악이 마케팅이 되고, 마케팅이 음악을 만드는 시대. 틱톡 CML은 그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장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브랜드와 아티스트가 각자의 이해관계 위에서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된 구조, 그 구조가 음악 산업 전반의 수익 지형과 발견의 방식을 실제로 바꾸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생태계가 정교할수록 그 안의 규칙을 만드는 자의 힘도 커진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됩니다. CML을 설계한 것은 틱톡이고, 그 규칙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는 틱톡이 결정합니다. 아티스트와 브랜드 모두에게 이 플랫폼은 기회이자 동시에 변수입니다. 그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면서 활용하는 것과, 좋은 결과에 취해 의존하는 것 사이에는 전략의 갈래에 놓여 있습니다.
이 아티클을 쓰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지점은, CML이 어느 한쪽을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브랜드가 쓸수록 아티스트가 돈을 버는 구조, 아티스트가 노출될수록 브랜드가 트렌드와 가까워지는 구조. 그런데 이 양쪽의 이익이 동시에 실현되는 조건은 결국 하나입니다. 틱톡이라는 플랫폼이 계속 성장해야 한다는 것. 그 조건 안에서 우리는 모두 같은 배를 타고 있습니다. 이 배가 어디로 향하는지 알고 타는 것과 모르고 타는 것의 차이, 그것이 전략입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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